2009-05-22 10:28
해운업계의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고 선박 매매가에 이어 해체매각 가격도 급락하는 등 해운업계 ‘땡처리’가 가속화되고 있다.
소위 말하는 ‘깡통배’를 유지하는 것보다 낮은 가격에라도 팔아버리는 게 낫고 노후된 선박은 해체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확산되면서 선박 매각,해체 수요가 늘자 가격이 바닥까지 곤두박질 치고 있는 상황이다.
2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20년이 넘은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중고선 거래가격은 최근 1000만 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다.
최근 국내 한 대형선사가 보유하고 있던 23년 된 17만 DWT급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이 중국 선사에 900만 달러에 매각된 것이다.
이는 지난해 9월 해운업 불황기가 닥치기 직전에 거래됐던 7400만~7500만 달러의 1/8 수준에도 못미치는 것이다.
클락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0년 된 15만DWT급 선박은 7400만 달러에 거래됐었고 29년 된 13만7000DWT급 선박도 4300만 달러에 매매됐었다.
가격이 떨어진 것은 선박 매매가격 뿐만이 아니다.
해체매각 선가도 바닥을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영국 해운조사 전문기관 로이드리스트와 클락슨에 따르면 선박의 고철 스크랩 가격은 4월 말 현재 ldt(선박을 해체하기 위해 지급하는 선가 단위)당 220달러까지 내려앉은 상황이다.
그러나 업계 브로커들은 이 가격이 조만간 200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가격이 2~3년 전에 비해 절반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까지 떨어졌고 지난 2~3월에 비해서도 50~80달러 가량 떨어졌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처리 수요가 늘고 있는 탓이다.
선박 해체가격은 한때 ldt당 가격이 700달러에 달했었다.
한편 해체매각된 배 규모도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지난해 1년 간 해체매각된 선박이 487척에 달했던데 비해 올 들어 지난 1~4월 중 해체매각된 선박은 무려 339척에 달한 것. 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880만DWT(재화중량톤수)의 유조선과 벌크선이 해체됐지만 올해 해체 예정량은 3210만DWT, 내년에는 6340만DWT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이처럼 중고선박, 해체가격이 바닥을 치고 있는 것과 관련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전망도 있다.
해체가 늘어나는 것은 곧 해운, 조선경기가 조기 안정기에 접어들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박 매매, 해체선가가 바닥까지 떨어진 것은 물동량 대비 선박공급량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해운업계에 바닥이 빨리올 수 있는 신호로도 해석될 수 있다”며 조심스레 전망을 제시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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