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15 10:18
해운업계가 저운임 시대 도래에 따른 극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형화 및 전문화를 모색 중이다. 이는 최근 1년 사이 해운 운임지수가 20배 가까이 추락하는 등 최악의 경영 상황에선 대형화 및 전문화에 성공한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해운사들이 세계 정상급 해운사를 3개나 보유한 일본 업체들과 극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초대형 해운사를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STX팬오션 정갑선 전무는 “일본은 세계 최고 경쟁력의 초대형 해운사를 3개나 갖고 있어 해운 위기에 절대로 망하지 않는다. 우리도 분야별로 초대형 해운사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특별한 분야에 경쟁력을 갖는 중형 선사들도 키워야 한다”면서 “한국에서 경쟁력이 없는 중소형 조선소들은 선박을 고치는 ‘수리조선소’로 변신하는 등 전문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 전무는 한국에서 배를 수리할 곳이 없어 중국까지 가야 하는 비현실적인 구조적 문제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한국의 해운사는 지난 2004년 말 73개에서 지난해 말에는 177개사로 2배 이상 늘어났다. 또 보유선박은 총 471척에서 819척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쟁력은 일본의 대형 선사에 크게 뒤지고 있다.
국내 1, 2위 해운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합쳐도 일본 대형 해운사 한 곳의 규모보다도 훨씬 뒤진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국내 해운사들이 보유한 배의 숫자를 모두 합쳐도 일본 1위 해운사에 못 미칠 정도다. 마치 서로 다른 체급 간의 경쟁과 같다”며 국내 해운사의 대형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국내 대형 해운업체 간 인수합병(M&A)은 당장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대형 해운사들이 경영난을 겪는 중소형 해운사들에 대한 M&A 기회를 엿보는 것이 고작이다.
이 같은 현실을 고려, 대형 해운사 간 글로벌 제휴를 통해 최근 경영난 해소에 도움을 얻는 곳도 있다. 대한해운은 세계적 해운사인 칠레 UG 및 미국 OSG 등과 공동구축한 선단인 ‘CPI 풀(POOL)’을 통해 선박 운항 및 관리를 함께 해 경쟁력을 키웠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벌크 시황 급랭으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는 현재 해운시장을 고려해 볼 때 개별 선사의 행정 및 비용 측면을 최소화한 협력체계를 이용하면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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