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07 10:04
부산-나진 동용해운 15년만에 문닫아
대북관계 악화로 화물량 급감
대북 해운서비스 전문선사인 동용해운이 창립 15년만에 회사 문을 닫았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용해운은 지난 3월말을 끝으로 부산-나진간 서비스를 중단하고 폐업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동용해운은 지난 1994년 5월 KSS해운의 자회사로 설립돼 이듬해 10월 우리나라 최초로 부산-나진간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0년엔 중국 현통해운의 지분투자로 한중 합작법인으로 전환했다. KSS해운의 동용해운 지분율은 55.47%였다.
동용해운은 부산-나진항로에서 100TEU급 컨테이너선 추싱호(2283t)를 배선해 북측의 농수산물과 임가공품 등을 수송해왔으나 북측에서 운항하고 있는 단결봉호(1900t)와의 경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측은 나진발 화물을 단결봉호에만 수송토록 하는 한편 부산발 화물도 현지 수화주를 통해 동용해운의 화물수송을 교묘히 배제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 악화로 동용해운은 지난해 1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경기불황으로 화물이 급감한데다 대북관계 악화까지 겹쳐 동용해운이 영업에 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안다"며 "폐업 전까지 소석률이 20~30%에 불과한 실정이었다"고 전했다.
이 같이 대북 해운서비스는 물동량 유치가 쉽지 않은데다 정치적인 문제까지 얽혀 있어 여러 제약이 따른다. 동용해운 외에도 지난 2004년 하반기 남강해운이 부산-청진간 부정기선 서비스를 개설했다가 취항 2년만에 중단하기도 했다.
동용해운 폐업으로 이제 대북 해운서비스는 국양해운이 256TEU급 컨테이너선 트레이드포춘호(2600t)를 투입해 주 1회 운항하고 있는 인천-남포 노선만이 남게 됐다. 북측은 이 노선에도 최근 국적선 취항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남측 선사의 영업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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