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30 13:22

한중항로/수출항로, 레진호조 등에 업고 ‘큰 웃음’

서비스 구조조정 진전 없어
한중항로는 올해 들어 석유화학제품(레진) 수출 호조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취항선사들은 4월 들어서도 레진물동량이 강세를 보이며 수출항로 소석률은 70%대의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50%대를 밑돌았던 점을 감안할 때 급등세라 할 수 있다. 지난 1월 이후 “하락할지 모른다”는 우려섞인 시선 속에서도 몇달 동안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A 취항선사 관계자는 “중국이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구입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의 경기부양책을 실시하면서 석유화학제품 수요도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월간 두자리수대의 수출물량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프로필렌 수출량은 지난 1월과 2월 각각 4만9241t, 4만3천276t을 기록, 지난해 같은 달보다 66%와 47% 급증했다. 합성수지인 고밀도폴리에틸렌도 1~2월 24만2천124t을 수출해 26.1% 증가했다.

이와 비교해 수입물동량은 경기 한파와 원·위안 환율 상승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수입화물의 한 축이었던 중국 진출 임가공업체들의 몰락도 한몫했다. 선사들은 예년과 비교해 20~30%대의 물량 하락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B선사 같은 관계자는 “수입물량은 4월이 3월보다 조금 상승했는데 이것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수입화물 시장은 마이너스 요인이 너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자 운임은 수출항로의 경우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수입항로는 마이너스 운임까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부산발 중국향 수출운임은 50~100달러대, 중국발 부산향 수입운임은 0달러대로 추산된다. 수입운임의 경우 0달러를 넘어서 짐을 싣는 현지 중국하주에 환급금을 지불하는 마이너스 운임도 일부 선사들로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C선사 관계자는 “현지에서 -20~-30달러의 마이너스 운임으로 거래하는 선사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렇다보니 화물이 늘어나도 아무런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때문에 선사들은 수익성 개선에 힘쏟고 있다. 취항선사단체인 황해정기선사협의회는 광양·울산항 운임 가이드라인을 TEU당 150달러로 설정했다. 광양항과 울산항은 전형적인 레진 수출항만으로, 최근 레진수출은 크게 느는 반면 수입물량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선사들이 컨테이너 장비 수급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선사들이 한중항로에서 전략적으로 추진했던 서비스 구조조정은 자사선 및 용선, 3국간 서비스 등의 이해관계가 뒤엉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자사선의 경우 계선 외엔 뾰족한 수가 없어 선사들은 선박 철수를 미루고 있는 입장이다. 다만 일부선사들은 용선한 선박은 반선 또는 재계약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선복감축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편 한중항로 유가할증료(BAF)는 지난해 12월 적용됐던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TEU당 수출항로는 55달러, 수입항로는 110달러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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