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21 11:49
소말리아 해적들이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자, '세계 최대 선원 송출국'인 필리핀이 20일 자국 선원들을 상대로 '아덴만 항해 금지령'을 내렸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필리핀 정부가 이날 대통령궁 대변인실을 통해 "필리핀 국적의 선원은 아덴만 항로를 지나는 배를 타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대통령령을 발표했다고 21일 전했다.
아덴만은 아라비아 반도의 예멘과 동아프리카의 소말리아 사이에 위치한 동ㆍ서 길이 1천480km, 평균너비 480km의 해역으로, 아시아와 중동ㆍ유럽 및 북아메리카를 잇는 주요 항로인 동시에 소말리아 해적들의 '안마당'이기도 하다.
대변인실은 이날 자국인 선원들의 안전이야말로 필리핀 정부의 가장 큰 관심사라면서 이 같은 대책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으로 이를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필리핀 정부가 이처럼 '아덴만 항해 원천 금지'라는 고육지책까지 내놓은 것은 소말리아 해적들에 의한 자국민의 피해가 한계치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0일 현재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피랍된 선원은 총 320명으로 추산되는데, 필리핀 정부는 그 중 1/3에 해당하는 105명의 선원이 자국민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필리핀 노동부는 최근 인력 송출업체들에 소말리아 인근 해역을 항해하는 선박에 대한 필리핀 선원들의 송출을 자제하도록 했으며, 필리핀 외무부는 바레인에 있는 미 해군기지에 해군 연락장교를 파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필리핀 정부가 내놓은 일련의 계획들에 대해 국제 선주조직 '인터매니저(Intermanager)'의 기 모렐 사무국장은 필리핀 정부가 소말리아 인근 항로를 지나는 선박에 대한 자국 선원들의 송출을 불허한다면 선주들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필리핀 선원들이 전 세계 선박업체들이 고용한 인력의 10%가량을 차지하고 잇는 만큼, 이들을 자유롭게 고용할 수 없게 되면 해운업계들이 인력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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