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20 09:37
한국전력과 발전자회사들이 연료운반선 구매와 관련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료운반비 절약을 위해 선박 구매를 추진했으나 최근 경기 침체로 선박 운임이 크게 떨어져 기대효과가 반감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과 5개 발전자회사는 최근 국토해양부에 연료운반선 소유에 대한 질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전자회사는 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등이다.
한전이 직접 배를 소유하려면 해운업법등의 일부 개정이 필요하다. 현재는 해운회사가 소유한 선박을 빌려쓰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발전사들은 브라질 호주 등에서 유연탄을 수입해 발전 연료로 쓴다. 선박을 빌리는 조건에 따라 △독점계약을 맺은 전용선 △1년이상 계약을 맺은 장기용선 △필요에 따라 사용하는 현물용선으로 나뉜다.
발전사별로 전용선과 장기용선을 10척 내외 사용하고 50회 안팎의 현물용선 계약을 맺는다. 전용선과 장기용선의 운반 비중이 75~80%가량, 현물용선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전용선과 정기용선은 연단위로 이용료를 책정하기 때문에 비용 투입이 일정하다. 현물용선의 이용료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한전이 전용선을 구입하려는 것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현물용선의 이용료가 급격히 올랐기 때문이다. 유연탄 1톤당 전용선 이용료는 10달러 선인 반면 현물용선의 이용료는 20달러까지 올랐다. 2007년 이전엔 현물용선 운임과 전용선 운임이 비슷했다.
남동발전은 지난해 연료 운반비로 2억5000만달러 가량을 사용했다. 중부발전도 1억4000만달러 정도를 썼다.
올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현물용선의 이용료가 전용선의 절반까지 내렸고 지난해에 비해 1/10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원자재 물동량이 급격히 줄면서 현물용선 이용료가 급격히 떨어졌다"며 "지난해와 2007년 선박 운임이 이상급등했는데 올해는 이상급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전과 발전자회사들은 선박 구매를 통해 약1000억원 가량의 연료비 절감을 예상했다. 그러나 현물용선 운임 하락으로 비용절감 요인이 적어졌다.
한전 관계자는 "발전사별로 선박 구매 추진을 자체 판단해 진행토록 했다"며 "전용선과 현물용선의 비중을 적절히 유지해 중장기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전의 전용선 구매에 해운업계는 반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해운업계는 한전이 전용선을 직접 구매하게 되면 해운업계의 일감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해운업계는 "가뜩이나 어려운 해운업계의 시장을 공기업이 잠식하는 것은 안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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