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20 07:49
해운시황 침체로 중고 배 값이 폭락하고 있지만 국내 해운사들의 지난해 말 장부상 선박 가치는 급등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부상 선박 가치와 실제 거래 가치가 반대로 움직인 것은 지난해 말부터 적용된 새 회계기준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해운사들의 실제 선박 자산 가치는 크게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20일 한신정평가와 각사의 공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해운 3사들의 선박 장부가액은 불과 3개월 전인 9월 말 대비 30% 이상 급증했다.
현대상선(011200)의 경우 4조8298억원(건설중인 자산 포함)으로 9월 말 3조7029억원 대비 30.4% 불어났다. 한진해운(000700)은 4조4708억원으로 같은 기간 3조2906억원에서 35.9% 늘어났다. 또 STX팬오션(028670)의 선박 자산은 2조3469억원으로 36.7% 증가했다.
한신정평은 "해운사들의 선박 가치가 단기간 내 크게 상승한 것은 지난해 4분기 때부터 도입된 기능통화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기능통화제는 달러표시 자산을 취득시점에 원화로 환산해 계상하지 않고, 일단 달러화로 표시했다가 결산일에 최근 환율로 한꺼번에 계상하는 제도다.
중고 선박 가격의 급락에도 불구, 지난해 말 크게 오른 환율을 새롭게 적용함에 따라 선박 가치가 높게 책정된 것이다.
한국선주협회가 로이즈쉬핑이코노미스트(LSE)를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일부 중고 선박들의 가격은 지난 8개월여 동안 무려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케이프사이즈의 중고 벌크선 가격은 지난해 6월 1억5000만달러에서 지난 2월 4800만달러로 추락했고, 파나막스와 핸디사이즈 가격도 비슷하게 떨어졌다.
한신정평 관계자는 "지난해 말 주요 해운회사들의 보유 선박 가치가 전분기 대비 크게 올라간 양상을 보였지만, 실제 가치는 이보다 많이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선박가치 하락에 따른 금융기관의 선박금융 기피로 해운사들의 선박금융 조달 금리 또한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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