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14 10:55
그리스 등 외국선사, 국내선박 헐값 매입 타진 늘어
세계적인 동반 경제위기하에서 극심한 해운경기 침체로 인해 전 세계 선박의 10% 이상이 일감이 없어 멈춰서 있는 상태다. 이 상황에서 자금여력이 있는 그리스 등 외국 선사들이 우리나라 선박을 헐 값에 사들이기 위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한 대형 선사는 2월 말과 3월 초에 그리스와 싱가포르 선사로부터 보유 선박을 팔 의사가 없는지 타진을 받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그리스와 싱가포르 선사들이 싼 가격으로 선박을 매입하기 위해 해운중개업체를 통해서 우리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선박을 팔 의향이 있는지 의견을 타진해 온 적이 있다"고 밝혔다.
주로 벌크선을 운영하고 있는 이 회사는 그러나 이같은 제안을 거절했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해운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일부 선박을 매각할 필요성을 느끼기는 하지만 제시된 가격이 시장이 좋을 때 형성된 가격의 반토막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해상물동량 감소로 운항하지 못한 채 멈춰 있는 컨테이너선은 453척으로 전체 선박의 10.8%에 이른다. 한달 전에 비해서는 2%포인트가 늘었다.
우리나라 역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계선(lay up)중인 선박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해운업체가 보유 중인 외항선박은 780여척에 이른다.
다른 대형선사들도 외국 선사로부터 이같은 제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주로 그리스 등 유럽 선사들이 우리나라 배를 사려고 시도한다는 소문은 무성하다"고 밝혔다.
해운브로크들에 의하면 지난 1월부터 국내 외항선박 구입에 관심이 있는 그리스 등 선진국 선사 관계자들이 국내 해운시장 상황이 어떤지 피부로 느끼기 위해 한국을 찾는 일이 빈번해 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은 매각이 이뤄진 사례는 없고 현재는 매각 의사를 타진하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해운중개업체 관계자는 "현재는 가격 격차가 너무 커서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