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03 07:44
극심한 업황 부진과 정부의 기업 구조조정에 고심하고 있는 조선·해운사들이 회사채 상환과 영업자금 확보, 선물환 청산 등에 대비해 잇달아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한진해운과 SK해운ㆍ현대상선 등이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삼성중공업도 7년 만에 약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이 회사채를 발행하면 지난 2002년 2월 3,000억원의 3년 만기 회사채 이후 첫번째 공모 발행이다. 삼성중공업은 최근까지 기업어음(CP)을 약 7,000억원 가까이 발행하며 시장의 단기자금을 흡수했다.
삼성중공업은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2조5,000억원에 이르지만 당장 기업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기보다는 낮은 금리로 CP를 발행해 단기 자금흐름을 가져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의 회사채 발행 타진은 조선경기 침체로 수주 규모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운영자금 목적으로 충분한 유동성을 가져가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1월 850억원의 운영자금용 회사채를 발행한 한진중공업은 같은 달 대출자금 상환과 회사채 차환 등을 위해 3,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추가 발행했다. 한진해운은 2월12일과 19일 각각 2,000억원과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한진해운의 한 관계자는 “약 5,000억~7,000억원의 상시 운영자금이 필요한데 앞으로의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감안, 조기에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도 연료비와 용선료 조달을 목적으로 지난달 6일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STX팬오션은 1,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조달했다. SK해운도 용선료 지급과 CP 상환을 목적으로 1,800억원을 발행한 바 있다.
조선사들이 잇달아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운영자금 확보와 회사채 상환 등의 이유도 있지만 선물환 청산에 따른 자금확보 차원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에 배를 주문했던 선주들이 주문을 취소하거나 대금 지급을 연기하면서 미리 선물환 매도계약을 맺은 조선업체들이 달러를 다시 사들여 선물환을 청산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며 “환율급등으로 선물환 청산에 더 많은 비용이 드는 등 이를 만회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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