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18 18:08
가뜩이나 자금 유동성이 취약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시중은행들이 대출을 빌미로 해운선사에 ‘원·달러 교환’토록 압박해 빈축을 사고 있다는 것이다.해운선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외화 대출을 원화로 바꾸고 있지만 달러 자금 마련에 애를 태우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이 해운선사에 대출 만기 연장 등 조건을 내걸어 달러 대출금을 원화로 교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만기가 돌아오지도 않은 대출에 대해서도 담보가치 하락 등을 이유를 들어 상환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증은행 측은 외화 대출 자금을 상환하면 대신 원화로 똑같은 금액을 빌려 준다는 설명이지만 외화로 사업을 하는 해운업체로서는 환율하락시 손실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와관련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선박을 담보로 외화를 빌린 경우 선박가치 하락을 이유로 자금 상환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히면서 “지금 당장 운영비를 지불할 능력도 없는데 달러를 내놓으라고 하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달러 부채를 외화로 바꿀 경우 작년 회계기준에 외화로 표시할 수 있는 ‘기능통화제’를 도입한 것도 물거품이 된다고 업계측은 강조하고 있다.
작년 정부가 한시적으로 재무재표에 ‘외화표시’를 허용하면서 해운선사들은 달러 부채에 대해 한숨 돌렸지만 외화 부채를 원화로 바꾸면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것.
금년 우리 해운업계가 국내외 금융기관으로터 갚아야 할 부채는 약 9조8000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외화로 상환해야 하는 금액은 배를 담보로 빌린 자금이 3조5000억원과 외화 차입 운영자금 2조원을 합친 약 5조3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우증권 신민석 애널리스트는 “최근 유럽의 선박금융시장 침체로 해운사들이 해외에서 자금 조달하기 힘들어졌다”면서 “국내에서 차입하려고 해도 환율 때문에 상황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구나 최근 국가신용등급에 대한 어두운 전망들이 줄줄이 나오면서 선박금융으로 해외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 조달 자체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해운업의 연간 대출 규모는 지난 2007년 94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59억달러로 급감한 것으로 밝혀졌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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