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01 18:10
목포신항, 자동차 선적 ‘하면 할수록 손해’
지역경제 악영향, 긴급 지원대책 절실
화물 처리량을 늘리면 늘릴수록 사업자가 오히려 더 큰 손해를 보는 항구가 있다.
물동량이 늘면 돈을 벌어야 할 텐데 반대로 손해를 보는 이상한 부두는 바로 2004년 10월 개항한 전남 목포 신항 민자 부두.
이 부두를 운영하는 목포신항만㈜은 "그 동안 수출용 자동차 선적으로 인한 손실이 177억 원에 이르러 자동차 선적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22일 밝혔다.
그러나 당장 수출용 자동차 선적을 포기할 경우 기아자동차는 물론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임을 고려해 목포지방해양수산청과 목포시에 대책 마련을 요청하는 등 상황이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 업체가 2004년부터 최근까지 기아차의 수출용 자동차 43만대, 500만t을 선적함에 따라 발생한 손실은 177억 원에 이른다.
자동차 1대의 선적 가격은 1만 7천 원인데 1대를 실을 때마다 5만 원의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게 이 업체의 설명이다.
목포신항만 관계자는 "민자 부두를 건설할 당시 정부와 맺은 협정에 '1t을 처리할 경우 5천500원을 받을 것으로 본다'는 내용 때문에 12t인 자동차 1대를 실을 때 마다 6만 6천 원의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간주해 손해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그 동안 관련 당국과 이 조항에 대한 조정 협상을 벌였지만 진척이 없어 자동차 선적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철판, 철구조물 등 다른 화물이 늘고 있지만 매일 3천만 원씩 손해를 보고 있는 자동차 선적 때문에 이런 화물을 처리하지 못해 이중 삼중의 손실을 보고 있다"면서 "하루 빨리 자동차 선적을 그만둬야 할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 선적 중단이 가시화되자 목포시 등은 긴급 간담회를 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뾰쪽한 수가 없어 고민에 빠졌다.
업체가 손해를 봐서는 안되지만 화물을 놓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동차 화물 유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까지 1년 동안 10만㎡ 이상의 주기장이 필요해 민간사업자의 희생적인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상태여서 문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목포항의 물동량과 자동차 수출항으로서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까지 필요한 사업비는 모두 100억 원에 기간도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면서 "지금으로서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목포 신항에는 5만t급 화물선 3척이 동시에 입항 할 수 있는 부두가 있다.<정창훈 편집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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