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30 13:59

쇄빙화물선, 조선산업 신원천기술로 주목

지구 부존자원의 감소로 극 지역 자원 개발열기가 더해지면서 물자를 싣고 얼음바다를 단독으로 운항할 수 있는 조선기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쇄빙선이 얼음을 깨고 그 뒤를 물자 수송선이 따르는 기존 운항방식에서 물자 수송선이 스스로 얼음을 깨고 운항이 가능하도록 해 경제성을 높인 항해기술이 바로 그것.

30일 특허청에 따르면 이같은 항해기술에 이용되는 선박으로 쇄빙화물선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 선박에 관한 특허는 1977년 1건이 처음 출원된 후 30여년이 지난 작년말까지 40여건으로 극히 미미하다. 이마저도 78% 가량이 핀란드를 비롯한 외국인들에 의해 출원됐다.

국내에서 건조된 쇄빙선은 최근 삼성중공업에서 건조하고 있는 쇄빙유조선이 처음이며, 이 선박의 주요기술인 쇄빙선형에 관한 특허기술도 핀란드 아커 야즈사가 가지고 있다.

특허출원이나 선박 건조 상황에 미뤄 이 분야의 국내 연구개발과 투자는 아직 활성되고 있지 않은 상태다.

미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북극의 석유 매장량의 경우 전 세계의 추정 매장량의 25% 수준으로 중동 주요 산유국의 채굴 가능한 총 생산 매장량과 맞먹는 것으로 파악된다. 얼음바다를 뚫고 수송할 물동량 증가와 함께 쇄빙선박의 수요증가도 쉽게 예측된다.

특히 북극항로의 경우 극동 아시아 지역에서 수에즈운하를 통과해 유럽으로 이어지는 항로보다 거리가 40%, 시간이 30% 정도 단축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조만간 쇄빙유조선 뿐아니라, 쇄빙LNG선, 쇄빙컨테이너선 등의 쇄빙화물선 출현도 점쳐진다.

이에 따라 특허청에서는 쇄빙선박에 관한 기술을 원천기술 확보가 가능한 주요과제로 선정하고 세계의 특허기술을 다각적으로 분석한 특허맵을 2008년초 관련기술계에 제공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중인 쇄빙유조선


상대적으로 원천기술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2005년에 29억달러의 기술무역 적자를 봤고,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조선산업도 연간 2억달러 정도의 기술료를 외국에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쇄빙화물선의 연구개발에 과감한 투자가 보태진다면 그 개발진행 상황으로 보아 다른 어떤 분야보다 고부가가치의 원천기술을 얻어낼 수 있고, 이는 조선산업에서 경쟁국을 따돌리는 또 하나의 대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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