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부존자원의 감소로 극 지역 자원 개발열기가 더해지면서 물자를 싣고 얼음바다를 단독으로 운항할 수 있는 조선기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쇄빙선이 얼음을 깨고 그 뒤를 물자 수송선이 따르는 기존 운항방식에서 물자 수송선이 스스로 얼음을 깨고 운항이 가능하도록 해 경제성을 높인 항해기술이 바로 그것.
30일 특허청에 따르면 이같은 항해기술에 이용되는 선박으로 쇄빙화물선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 선박에 관한 특허는 1977년 1건이 처음 출원된 후 30여년이 지난 작년말까지 40여건으로 극히 미미하다. 이마저도 78% 가량이 핀란드를 비롯한 외국인들에 의해 출원됐다.
국내에서 건조된 쇄빙선은 최근 삼성중공업에서 건조하고 있는 쇄빙유조선이 처음이며, 이 선박의 주요기술인 쇄빙선형에 관한 특허기술도 핀란드 아커 야즈사가 가지고 있다.
특허출원이나 선박 건조 상황에 미뤄 이 분야의 국내 연구개발과 투자는 아직 활성되고 있지 않은 상태다.
미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북극의 석유 매장량의 경우 전 세계의 추정 매장량의 25% 수준으로 중동 주요 산유국의 채굴 가능한 총 생산 매장량과 맞먹는 것으로 파악된다. 얼음바다를 뚫고 수송할 물동량 증가와 함께 쇄빙선박의 수요증가도 쉽게 예측된다.
특히 북극항로의 경우 극동 아시아 지역에서 수에즈운하를 통과해 유럽으로 이어지는 항로보다 거리가 40%, 시간이 30% 정도 단축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조만간 쇄빙유조선 뿐아니라, 쇄빙LNG선, 쇄빙컨테이너선 등의 쇄빙화물선 출현도 점쳐진다.
이에 따라 특허청에서는 쇄빙선박에 관한 기술을 원천기술 확보가 가능한 주요과제로 선정하고 세계의 특허기술을 다각적으로 분석한 특허맵을 2008년초 관련기술계에 제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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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건조중인 쇄빙유조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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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원천기술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2005년에 29억달러의 기술무역 적자를 봤고,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조선산업도 연간 2억달러 정도의 기술료를 외국에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쇄빙화물선의 연구개발에 과감한 투자가 보태진다면 그 개발진행 상황으로 보아 다른 어떤 분야보다 고부가가치의 원천기술을 얻어낼 수 있고, 이는 조선산업에서 경쟁국을 따돌리는 또 하나의 대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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