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11 18:09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을 복원하기 위해 수중방파제를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 환경단체의 반대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11일 해운대구청에 따르면 백사장 유실로 해수욕장 기능을 점차 잃어가고 있는 해운대에 모래침식 방지를 위한 수중방파제(잠제)를 설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수중방파제 설치방안은 지난 4월 해운대구청이 ㈜대우엔지니어링에 의뢰한 '해운대해수욕장 연안정비 사업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 최종보고회'에서 처음 나왔다.
대우엔지니어링은 모래공급원의 차단과 파랑 및 연안류에 의한 모래유실, 호안축조공사 등이 백사장의 급격한 침식의 원인이며 모래침식 방지책으로 동백섬과 미포 앞바다에 각각 200m, 300m 길이로 테트라포트를 2층으로 쌓는 수중방파제를 설치하는 방안이 최선책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과거에 실패했던 사례를 반복함으로써 실효성 없는 사업이고 거액의 예산만 낭비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정지숙 생태도시국 간사는 "모래유실에 대한 정확한 원인이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공구조물인 수중방파제를 설치할 경우 또다른 환경적인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면서 "민간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 모래유실의 원인을 규명하는 조사를 새롭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서종철 대구가톨릭대학교 지리교육과 교수는 모래유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도되는 공학적인 기법들은 잘못 적용되는 경우에는 예산낭비는 물론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서 교수는 또 1년도 못되는 기간에 얻어진 자료가 향후 수십년을 좌우하는 기초자료로 사용되는 데 문제가 있다면서 수년동안 전계절에 걸쳐 모래 유실의 변화를 모니터링한 뒤 계획을 세워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류청로 부경대 해양공학과 교수는 "완만한 곡선의 원형 백사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수욕장 양측에 생태친화적인 구조물을 설치해야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환경단체 등의 지적을 충분히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운대구는 연안정비 사업 기본설계와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2008년 착공, 2009년 완공할 계획이며 공사비는 500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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