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23 17:29
최근 조선업황의 둔화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조선주들의 상승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조선기자재주들이 연일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수년째 호황을 누려온 조선업이 내년 조정을 받더라도 조선기자재 업체들은 성장을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 조선주로 쏠렸던 관심을 조선기자재주로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코스닥시장에서 태웅이 9.04% 급등하며 닷새째 상승한 것을 비롯해 현진소재(4.69%), 성광벤드(1.35%), 하이록코리아(4.97%), 태광(1.59%), 케이에스피(4.32%), 평산(2.77%), 삼영엠텍(3.34%) 등 선박용 엔진부품이나 피팅 밸브 등을 생산하는 조선기자재업체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태웅, 하이록코리아, 성광벤드는 이날 52주 신고가를 갈아 치웠다.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3.4분기까지 국내 조선업계의 선박 수주 실적은 총 1천558만CGT(380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이상 급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2004년부터 본격화된 조선업의 호황 속에 조선업체들이 이미 향후 3~3.5년치의 선박 건조량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주의 경우 선박 건조에 평균 2년이 걸리기 때문에 실제 실적 반영까지는 2~3년의 시차가 있고 주가도 선행성이 강하다. 따라서 당장 확보한 수주량이 많아도 지속적인 수주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주가 움직임은 둔화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반해 조선기자재주는 선박 건조와 동시에 부품 공급이 이뤄지기 때문에 실적 반영이 즉각적이고 주가 반응도 거의 시차가 없다. 따라서 조선기자재 업체들은 조선업체들이 현재 확보한 수주 물량을 건조하는 3년 이상의 기간 동안 계속해서 주문이 발생하기 때문에 실적 호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규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장기 호황으로 발주될 만한 선박 주문은 이미 발주됐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급격한 감소는 아니라도 선박 수주가 점차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조선기자재 업체들의 경우 이미 향후 수년 동안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전용범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최근 조선 업황 둔화 논란 속에 조선주의 상승세가 한풀 꺾인 데다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실적 면에서 조선 업체들을 능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조선기자재 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조선 업황은 내년 상반기 조정이 예상되지만 조선기자재 업체들은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미포조선(5.00%)를 비롯해 현대중공업(2.68%), 삼성중공업(2.42%), 대우조선해양(2.42%) 등 조선주도 동반 상승했다.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