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23 10:01
내년 2월 6년간의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인천국제공항내 지점과 환전소를 놓고 은행간 입점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인천공항지점이 환전수입의 절반을 제공하고 브랜드 홍보 효과에도 만점인 알토란 지점으로 꼽히고 있어 기존 입점 은행이나 신규 입점을 노리는 은행 모두 한치의 양보도 없이 달려들고 있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2001년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우리, 신한, 외환은행 등과 맺은 입점계약은 내년 2월18일 만료된다.
이에 따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연말까지 사업자 선정 공고를 내고 입점 은행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은행권은 공항공사에 대한 국정감사가 끝나는 다음달이면 공고가 날 것으로 예상하고 미리부터 입점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천공항지점은 은행 환전수입의 절반을 제공하는 고수익원인 데다 국가의 관문이라 브랜드 효과도 매우 높아 양보할 수 없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김영주 의원에 따르면 우리, 신한, 외환은행 등 인천공항에 환전소를 두고 있는 3개 은행이 지난해 이후 올 8월까지 환전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2천422억원으로 17개 국내은행의 환전수입 3천985억원 가운데 60.8%를 차지했다.
이들 3개 은행의 인천공항지점을 통한 환전수입은 1천254억원으로 전체 환전 수입의 절반을 웃돌았다.
인천공항지점 한 곳에서 수십개 지점과 맞먹는 환전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수성에 성공해야 본전인 우리, 신한, 외환은행 등 입점은행들은 만에 하나 탈락하는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치밀한 준비를 갖추고 있다.
외환은행은 외국환 전문은행으로서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최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인천공항 재입점을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구 신한-조흥은행 합병으로 지점이 한 곳으로 줄어든 신한은행 역시 공항지점과 본점의 유관부서로 구성된 TF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상반기 공항공사의 평가에서 구 조흥은행의 은행.환전소부문 1위 수상에 대한 홍보 등 필승 전략을 짜고 있다.
우리은행은 공고가 나면 인천공항이 개항하기 5년 전인 지난 97년부터 입점을 준비하며 개항전 공항 직원들과 동고동락한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등 수성을 위해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신규 입점을 노리는 은행들은 기존 은행 자리를 뺏기가 여의치 않을 경우 신한-조흥은행 합병으로 새주인을 찾아야 하는 지점 한 곳은 반드시 차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은 지난달부터 채널기획부에서 공항 입점을 목표로 여러 사안에 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으며 실무진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국가의 관문에 리딩뱅크의 간판이 없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농협은 토종은행론을 제기하며 공항공사의 점수 따기에 여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인천공항내 기업은행 지점이 없어 불편을 느낀 거래 고객들의 문의와 요청이 많았다"며 "내년 2월 인천공항에 점포를 개설할 수 있도록 공사측과 다각도로 접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연내 입찰 계획 외에는 구체적인 일정 등이 나오지 않았으나 국내은행은 물론 외국계 은행까지 수시로 공사를 찾아와 정보를 묻고 자행의 입점 논리를 설명하고 있다"며 "수익성이 높고 브랜드 효과도 크기 때문에 은행간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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