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08 10:14

이스라엘, 레바논 항공로 봉쇄 해제

오는 22일까지 지상군 철군 완료



이스라엘이 7일 레바논에 2개월 가까이 임의로 적용해온 항공로 봉쇄조치를 해제했다.

이스라엘은 유엔에 소속된 독일인 전문가들이 베이루트 공항의 여객 및 화물 처리 과정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는 것에 맞춰 이날 오후 항공로 봉쇄를 풀었다.

이스라엘은 이와함께 유대신년인 오는 22일까지 레바논으로부터 철군을 완료할 것이라고 이스라엘 공영 TV가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지난 7월12일 자국 병사 납치공격을 감행하자 베이루트의 라피크 하리리 국제공항 활주로를 파괴하는 방법으로 항공로를 막았다. 또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휴전이 지난달 14일 성립된 후에도 헤즈볼라에 무기가 유입될 수 있다는 이유로 무력을 앞세운 항공로 봉쇄를 계속했다.

이에 대해 국제사회에서는 이스라엘의 불법 봉쇄조치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레바논 내부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농성을 시작하는 등 이스라엘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특히 최근 중동지역을 순방했던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에 봉쇄를 해제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레바논의 항공로가 다시 열려 하루 100편 정도의 출발 및 도착 항공편을 처리할 수 있는 베이루트 공항이 온전하게 가동됨에 따라 레바논 전후 복구작업이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레바논의 중동항공 소속 여객기 1대는 공중 봉쇄가 풀린 것을 기념해 착륙 직전 베이루트 상공을 3차례 선회비행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날 풀기로 했던 해상봉쇄를 당분간 계속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 대변인은 "공중봉쇄는 해제됐지만 해상봉쇄는 국제평화유지군이 배치돼 레바논의 해안선을 통제할 수 있을 때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레바논 정부는 유엔에 경위파악을 요청하는 등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이스라엘은 6일 레바논 해안 통제를 맡기로 한 독일 군 병력이 배치되는 향후 2주 간 프랑스와 이탈리아 해군 등이 해안경비를 맡을 것이라며 해상봉쇄 해제도 함께 예고했었다.

한편 이스라엘 일각에서는 레바논에 대한 항공로 봉쇄 해제로 헤즈볼라가 납치한 병사 2명이 이란으로 이송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이스라엘 군 라디오 방송이 보도했다.

아랍권에서는 이스라엘의 불법적인 봉쇄가 레바논 경제를 고사시키는 효과를 내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아랍권의 한 소식통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자주 침공했던 배경에는 경쟁관계에 있는 레바논의 경제를 망가뜨리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며 최근의 봉쇄조치도 그런 의도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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