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가 내달부터 1만1천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취항시킬 예정임에 따라 국내 해운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머스크 그룹의 자회사인 오덴세 조선소에서 건조된 1만1천TEU급 '엠마 머스크'호(사진)가 최근 머스크에 인도됐으며 시험 운항을 거쳐 내달 중순 공식 출항할 예정이다.
'엠마 머스크'호는 1만1천TEU급이지만 최대 적재 용량이 1만5천TEU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독일을 출발해 로테르담 등 유럽 주요 항구를 거친 뒤 수에즈 운하를 건너 싱가포르에 화물을 내리고 돌아올 계획이다.
머스크는 1990년대 중반 당시로는 가장 큰 6천TEU급 컨테이너선을 취항시켜 경쟁 선사의 추격을 따돌린 데 이어 올해 또다시 1만TEU급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투입해 경쟁사를 또다시 한발 앞지를 수 있게됐다.
이처럼 머스크가 1만TEU급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투입함에 따라 기존 선사들의 대형선 발주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코스코사는 이미 지난해 1월 1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4척을 현대중공업에 발주한 상태며, 삼성중공업 또한 외국 선주로부터 1만TEU급 컨테이너선을 주문받은 상황이다.
반면 국내 해운업계는 한진해운 외에 이렇다할 대응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8천TEU급 5척을 보유 중인 한진해운은 올해 초 1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계약하려다가 실적 악화로 주춤했지만 향후 대형화가 대세라고 판단해 이달말께 공식으로 1만TEU급 6척을 발주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 또한 선대 확장에 힘쓰고 있지만 2008년에야 8천600TEU급 컨테이너선을 인도받는 등 세계적인 선사와의 덩치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우리 또한 그동안 1만TEU급 발주를 언제쯤 들어갈지 연구를 해오고 있다"면서 "반드시 1만TEU급 컨테이너선이 수익성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대형선 발주는 피할 수 없는 추세인 것 같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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