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8-17 18:13
영국에서 항공기 테러 음모 사건 후 취해진 보안조치로 거액의 손실을 입은 항공사들이 영국 정부를 상대로 최대 3억파운드(약 5천467억원)의 보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더 타임스 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아일랜드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는 교통법 2000의 93장에 의거해 영국 정부에 보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내겠다며 다른 항공사들의 동참을 권유하고 있고, 영국의 브리티시항공과 이지젯도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이언에어는 교통법 2000 조항에 따라 비상사태시 취한 지침으로 인해 생긴 손실액을 정부가 보상할 책임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라이언에어의 법규 담당 간부인 짐 캘러헌은 16일 다른 주요 항공사들에 보낸 e-메일에서 "라이언에어는 대규모 항공편 취소와 지연을 초래한 공항의 불합리하고 비현실적인 제한조치를 없애기 위해 정부에 압박할 가하는 방편으로 이 법 조항을 사용할 생각"이라면서 "다른 항공사들도 동참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브리티시항공의 대변인은 "우리 변호사들이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며 히드로공항과 게트윅공항에서 비상상황에 따른 계획을 제대로 실시하지 못한 공항관리국(BAA)을 상대로도 보상금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지젯의 대변인은 "BAA 혹은 정부가 책임을 질 문제인지 따져볼 것"이라며 "500편의 항공편을 취소하고, 승객들을 호텔에 투숙시켰는데 왜 우리가 이 비용을 물어야 하냐"고 반문했다.
항공사들은 소송 위협을 통해 수천편의 항공편 취소와 수백만 승객의 지연 사태를 불러온 기내 반입 수하물 제한조치를 풀도록 정부에 압박을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3개 영국 항공사를 대변하는 영국항공교통협회도 승객들이 휴대할 수 있는 기내 수하물 규격을 국제적인 기준에 맞춰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정부 대변인은 교통법 2000이 아니라 항공보안법 1982에 따라 보안지침이 나온다는 점에서 항공사들이 보상을 청구할만한 사안이 못된다고 주장했다.
공항보안직원 노조인 T & G는 "항공업계가 승객의 안전에 대한 걱정보다는 업계의 이익을 위해 정부에 보안조치를 완화하라는 압박을 가하는 상황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앞서 존 리드 영국 내무장관은 16일 런던에서 열린 유럽연합 6개국 내무장관 회의에서 기내 수하물 크기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액체 물품의 기내 반입을 금지하는 영국의 공항보안조치를 유럽 다른 나라들도 채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럽연합 집행위는 유럽 공항에서 이착륙하는 모든 항공기에 대해 승객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해 정보당국에 넘기도록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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