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자동차 수출시장, 물류 개선 시급
배후단지 절대부족..,정부 지원 필요
업체들간의 인식전환 및 협력도...
최근 우리나라 중고자동차 업계는 일본의 자동차수출증가, 환율하락, 중동국가의 연식 제한 등의 여파로 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과 대안이 필요한 시기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중고자동차 수출의 8할을 처리하는 인천항과 관련 배후단지의 기능의 중요성이 언급되고 있으며 더불어 중고자동차 수출에 적합한 효율적인 물류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인천광역시 물류연구회와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은 지난달 7일 인천대 미래관 2층 대회의실에서 “인천광역시 중고자동차 수출현황과 물류합리화 방안” 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중고자동차 관련 종사자 및 전문가들이 참석, 중고자동차 수출현황 문제점과 발전방향을 논의했다.
서울자동차경매(주) 신현도 상무이사가 제1주제로 “한국 중고자동차 수출현황과 물류합리화 방안”에 대해서 발표했으며, 제2주제인 “인천지역 중고차 수출업체 실태 및 물류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한국자동차유통연구소 조재찬 대표가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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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시장은 내수거래대비 수출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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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교부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자동차 수출대수는 16만 9,534대로 지난 1997년 IMF 사대 이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중고차 수출대수만 연간 90만대 이상이다. 특히 일본 중고차 수출 시장은 완숙기에 들어서 해마다 꾸준한 증가추세가 돋보인다.
중고차 수출업은 자동차부품업, 서비스업, 물류 등 동반 발전할 수 있는 산업이 다양하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광범위한 분야다. 중고차 주요 수출 국가는 중동, 아프리카, 러시아뿐만 아니라 남미 등지로 확대되는 추세다. 또한 한국산 신차의 해외 판매 확대로 러시아, 동유럽 및 중앙아시아 지역 시장 확대 CIS지역 및 동구, 아프리카 지역은 한국산 품질 및 브랜드 이미지 상승으로 수출유망지역이다. 반면 중동 및 남미 지역은 현지시장 불안정으로 바이어들이 내한 상담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시장 조정지역이다. 중고 자동차 수출은 향후 5년간 20만대 규모의 꾸준한 해외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수출시장은 국가별로 개방과 폐쇄를 반복할 것으로 전망 된다.
전국에 등록된 중고자동차 수출업체는 500여개이며 등록을 안 한 개인사업자를 포함하면 그 수는 1,000여개에 이른다. 중고자동차 수출의 절반 이상이 이루어지는 인천에만 총 500여개 업체가 자리를 잡고 있다. 대부분 중고자동차 수출업체들은 영세하고 경영 능력이 취약한 상태에서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상황이 안 좋은 편이다.
중고차 수출시장의 일반적인 수출절차는 수출업자가 경매장, 매매업체, 개인에게 매입하는 과정을 거쳐 매입된 차량의 말소/수리, 면장 처리를 하고 완료된 차량을 선적하는 단계를 거친다. 그러면 수입업자는 수입된 차량의 통관, 내륙운송을 거쳐 전시를 하고 구매자에게 판매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판매마진과 환급부가세 등이 수출업체의 주 수익원이다.
수입국 바이어의 신용 때문에 신용장(LC)방식은 전무하며 이로 인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여건도 부족하다. 지역별로 정세, 경제변동, 환율상황에 따라 유동성이 크기 때문에 장기적인 비전을 보고 시설을 투자하는 것도 위험부담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물류합리화를 추진하는 것은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현재는 중고차의 매입단계부터 영세한 수출업체가 전국에 있는 매입처를 순회하며 1~2대 정도의 차량을 개별적으로 가져오고 있는 실정이다. 각각의 중고차 수출업체는 개별적인 매집 영업과 서류 처리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임의 프로세스는 전체 중고차 수출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중고차 수출은 대규모의 배후단지가 있어야만 보다 효율적인 물류가 가능하다. 그러나 국내 중고차 수출환경은 배후단지조차 전무한 실정이다. 중고차 수출의 50% 이상을 처리하고 있는 인천시의 경우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인천시는 현재 송도와 율도의 1~4단지를 중고차 수출을 위한 배후단지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단지들은 차량 대기장소 이외의 부가적인 활용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 인천시에도 중고차 수출을 위한 전용물류단지는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고차 수출업체의 관련단체는 지난 2001년 산업자원부의 설립인가를 받은 “한국중고차수출조합”과 “한국자동차부품및중고차수출조합연합회”등이 있다. 한국중고차수출조합의 경우 현재 회원사는 41개사다. 이들 조합이 자체적인 구조개선 노력을 하기에는 상당히 열악한 환경이며 각 업체들은 정보의 노출을 꺼려하고 업체별로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어 전체 중고차 수출산업 발전을 위한 노력을 하기에는 부족한 현실이다.
낮은 산업경쟁력, 출혈경쟁, 비효율적 물류시스템, 업체 영세성이 끊임없이 되풀이 되면서 중고차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일본에 비해 경쟁력이 한참 뒤떨어져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중고차 수출업체 모두가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건 중고차 수출업체가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들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유통연구소의 조재찬 대표는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가 중고차 수출산업의 매출증대를 위해 항만 배후단지 조성과 인프라 투자가 선행되면 중고차 수출입업체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천광역시 항만공항물류과 김광석 팀장은 “인천광역시가 신차와 중고차의 수출매카 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현재 자동차부품 특성화 단지 46만평을 개발하고 있으며, 북항을 개발하여 중고차 수출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천항만공사 운영기획부 마문식 부장은 “현재 있는 시스템을 개선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민들은 중고차 수출업에 대해 부정적이다. 중고차 수출로 매연이나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기 때문에 인천항만공사로서는 이 같은 시민들의 의견도 무시할 수 없다”고 현재의 애로사항을 설명했다.
㈜서울자동차경매 신현도 상무이사는 “중고차 수출업체 조합을 내실화 있게 운영하고, 대정부 로비를 체계적으로 추진해서라도 중고차 수출을 위한 배후단지 조성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인천시뿐만 아니라 동해시와 목포시도 중고차 수출 단지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3월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동해시의 경우 러시아 시장을 겨냥한 수출전용부두를 설치키로 하고 관련 기관 및 단체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또 목포시도 중고차 전용부두 설치에 들어가는 등 지역경제를 살리는 수단으로 중고차 수출전용부두가 설치되고 있다.
동해시도 동해항에 중고자동차 수출기지 및 유통물류단지 조성과 관련 동해시를 비롯, 동해지방해양수산청,대룡항운(주)(대표 이우극),전국중고자동차 및 부품유통수출조합연합회(회장 정일수),강원무역창업연구원(원장 엄광열) 등이 모여 중고차 전용수출부두 설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목포시는 목포신항만(주)와 협의를 통해 항만 배후부지 3만평에 중고차 전용 수출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곳에 유치되는 중고차 전용 수출단지는 중고차 수리,매매,주기장,통관,수출 등 중고차에 대한 모든 업무를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인프라 확충보다는 중고차 수출업체 간의의 경영효율화와 물류합리화 시스템 도입 등의 내부적 개선이다.
중고차 수출의 물류합리화를 위해서는 현재 다원화 되어있는 차량의 이전, 말소 등의 업무를 일원화하고 통관 및 관세 행정의 통합이 필요하다. 또한 중고차 수출산업의 구조적 개선과 중고차 수출에 있어 3PL 시스템을 도입이 필요하다.
이와 연계된 부품 수출시장의 개발과 중고차 수출을 위한 해외 물류거점, 서비스 개발 등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나가야 한다. 정부는 비생산적인 행정규제를 합리화하고 수출업체 시스템 개선을 위한 세제혜택이나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는 시설투자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시행해 나가야 한다. 무조건적인 시설투자 이전에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되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요지는 업체들의 경쟁력이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시설 구축 이전에 업체들이 힘을 합쳐 보다 합리적인 시스템을 구축해놓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하드웨어 인프라가 조성된다고 해도 100% 제 기능을 발휘하기는 힘들 것이다. 중고자동차 수출업체들은 경영 및 물류시스템 개선을 위해 노력해 나가야 할 때다.
<윤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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