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4-21 17:10
국내 주력 수출 제품인 IT 제품의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항공화물에 대해 부과되고 있는 유류할증료가 하향 조정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무역협회·하주협의회가 분석한 『항공화물 유류할증료 문제점 및 개선 방안』에 따르면 항공화물에 대한 유류할증료가 도입된(‘03년 4월) 이후 국내 유류할증료가 유가인상률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항공 수송 비중이 높은 IT 제품의 수출이 크게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무역업계가 수출화물에 대해 지불해온 항공화물 유류할증료 총액은 ‘03년 205억원에서 ’04년 1,685억원, ‘05년 3,187억원으로 급격히 늘어나 휴대폰·반도체·컴퓨터·LCD 등 항공수송 비중이 높은 IT 제품 수출업체들의 물류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03년 4월 이후 ’06년 3월까지 항공유가는 갤런당 67.5센트에서 180.13센트로 167% 인상에 그쳤으나 항공화물 유류할증료는 kg당 120원에서 600원으로 무려 400%나 올랐다. 특히 국적항공사들이 유류할증료 인상을 주도하면서 한국발 화물에 대한 유류할증료(100)가 서유럽(97.7), 미국(81.3), 일본(66.5) 등 경쟁국이나 구미 국가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환율 급락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IT 수출업체들은 유류할증료 인상에 따른 물류비 부담이 커지면서 수출채산성 확보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주력 IT 제품의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계속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년 1·4분기중 반도체·컴퓨터 수출은 전년동기비 각각 29.8%, 11.7% 줄었으며 휴대폰·모니터 수출은 전년동기비 2.6%, 2.3% 증가에 그쳤다.
항공운임 부담이 늘어나면서 수출액 대비 항공운임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자 수출업체들은 물류비 절감을 위해 제품 수송을 항공 수송에서 해상수송으로 전환하고 있다. 실제로 수출액 대비 항공운송비율은 LCD 제품의 경우 ‘03년 70%에서 ’06년 30%로, 휴대폰의 경우 ‘03년 100%에서 ’06년 70%로 크게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해외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으로 제품 수출단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자 업체들이 수출채산성 확보를 위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수송 수단 전환을 통해 물류비 절감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IT 수출업체들이 고전을 겪고 있는 반면에 항공사들은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익 증대와 유류 할증료 인상에 따른 운임 수입의 증대로 영업이익이 늘어나 대조를 이루고 있다.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03년 3,114억원에서 ’04년 3,840억원, ‘05년 4,325억원으로 계속 늘어났으며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03년 5.0%, ‘04년 5.3%, ’05년 5.7%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무역협회는 전자·IT 등 주력 제품의 수출 채산성 확보를 위해 외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책정한 유류할증료를 선진국이나 경쟁국 수준에 맞게 하향 조정해주는 한편 향후 유류할증료 조정시 유가 상승률 범위내에서 할증료를 책정해줄 것을 건교부에 건의했다. 아울러 현재 하주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장·단거리 구분 없이 동일하게 요율을 적용하는 방식에서 거리에 따라 차등 적용해주고 실제 중량톤에 의해 할증료를 책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업체 관계자들은 “긴급한 화물을 제외하고 일부 제품의 경우 운임이 비싼 항공운송을 포기하고 해상운송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 환율 하락과 물류비 증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하주업체들의 어려움을 감안하여, 항공사들이 유가 인상을 하주에게만 전가하려 하지 말고 고통 분담에 함께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하고 있다.
<김정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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