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3-13 11:29
타협점 못찾아 물류피해 증가, 조업중단 우려
화물운송차량 기사들의 광주 광산구 하남공단 삼성광주전자㈜ 앞에서의 시위가 일주일 째 이어지면서 물류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운송차량 기사들은 운송료 인상, 해고자 복직, 고용안정 등을 주장하며 삼성공장의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으나 삼성 측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물류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위 배경
화물연대 광주지부 소속 화물운송차량 기사 50여명은 지난 7일 사측의 계약 해지 통고를 받은 후 삼성전자 앞에서 시위를 시작했다.
이들은 광주~부산 운송료가 36만원으로 현실적으로 맞지 않은데 대해 사측에 임금 인상을 요구했으나 되레 사측에서는 해고 통지를 받았다며 이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들은 수출품 운송을 맡긴 삼성로지텍의 하도급업체인 극동컨테이너 소속으로 우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운송은 삼성측과 하도급업체(협력업체)와 계약으로 이뤄지지 때문에 하도급업체에 소속된 운송차량 기사와 삼성전자는 직접적인 고용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화물운송차량 기사들은 "고용안정과 운송료 등을 총괄하는 곳은 극동컨테이너 뒤에 숨은 삼성"이라며 "삼성이 고용안정을 보장해야 이번 시위는 끝날 것"이라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물류피해 '현실화'
화물운송차량 기사들의 시위가 계속되자 삼성측의 물류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3일 삼성광주전자에 따르면 이번 시위로 인해 출하하지 못한 컨테이너는 174FEU(40피트 컨테이너)에 달하고 있고 예상되는 피해액만도 50여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했다.
특히 출하 적체로 컨테이너를 쌓아둘 장소가 마땅치 않아 생산라인 축소나 임시 조업 중단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공장안에 보관할 수 있는 컨테이너는 300개에 불과하다"면서 "이미 290여개의 컨테이너가 공장안에 쌓여있어 조업 중단도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야간에 30여개씩 운송을 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하려 했지만 오늘부터 170여개에 달하는 하루 물동량이 나가지 못하면 피해액이 하루에 50여억씩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 측은 또 물류의 직접적인 피해도 있지만 대외신인도 및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관계자는 "대화의 채널을 열고 있지만 쉽게 해결될 것 같진 않다. 물리력을동원해서라도 화물 운송을 하겠다"고 말했다.
◇협상 전망
양측은 다각적인 채널을 통해 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미로찾기 마냥 타협점을 찾는데 애를 먹고 있다.
화물운송차량 기사측은 운송료의 현실화를 주장하고 있고 이는 삼성과 극동측에서도 어느 정도 받아들일 용의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고용안정 보장 부분이다.
화물운송차량 기사 측은 "삼성 로지텍, 화물연대, 극동컨테이너 3자가 협상에 임해 고용안정을 보장하는 협약서를 체결하자"고 주장하고 있으나 삼성 측은 "극동측과의 문제다"고 일축했다.
삼성 측은 "더구나 운송차량운전사들이 노조원도 아니고 개별사업자들이다. 이 같은 고용협약을 체결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라고 부연해 장기화가 예견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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