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3-03 11:56

철도노조 '파업동력' 약화되나

민노총 파업중단, 현행범 연행 등 '악재'
운전분야 업무복귀율 하루만에 10% 돌파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일단 중단하고 철도 노조원들의 업무복귀가 늘어남에 따라 한국철도공사 노조의 파업동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은 3일 기자회견을 갖고 비정규직법안 처리가 4월 임시국회로 넘어감에 따라 총파업을 일단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의 총파업 중단은 사흘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철도노조의파업대오에 적지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는 민주노총의 총파업 중단으로 철도 노조원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다른 노조의 직접적인 지원도 받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민주노총도 총파업을 중단할 경우 철도노조가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총파업 중단 발표에 앞서 내부적으로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총파업을 유보했지만 총파업을 중단한 것은 아니다"며 "철도 사태가 파국으로 간다면 철도노조를 지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철도노조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민주노총이 철도노조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지만 국민의 비판 여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상급단체의 총파업이 중단된 만큼 철도노조의 투쟁 동력은 약화될 수밖에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파업 대오를 이탈해 업무로 복귀하는 노조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철도노조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와 사측의 강경 대응방침 속에 파업 노조원들의 복귀율이 이날 오전 6시 현재 25.5%까지 올라갔다. 전날인 2일 오전만 해도 복귀율이 10%대 초반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하루 만에 복귀율이 10%포인트 이상 올라간 셈이다.

특히 열차 운행 정상화의 키를 쥐고 있는 기관사 등 운전 분야 노조원들의 복귀율이 급격하게 높아지면서 파업 조기 종료에 대한 기대감도 올라가고 있다.

운전 분야 노조원 복귀율은 2일 오후 10시까지만 해도 3.9% 수준에 머물렀으나 이날 오전에는 복귀율이 11.6%까지 치솟았다.

경찰이 산개투쟁에 나선 노조원들을 현행범으로 속속 연행하고 있는 것도 노조 지도부의 조합원에 대한 통제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

상급단체의 총파업 중단으로 심리적 타격을 받은 노조원들이 신변에 대한 불안감까지 느끼게 되면 파업 대오를 이탈해 업무로 복귀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철도노조 지도부는 정부와 사측이 사태 해결을 위해 긍정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파업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여러 악재로 인해 투쟁 동력을 계속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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