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2-21 16:58

현대重, 화재로 두자녀 잃은 동료에 3천만원 전달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이 화재로 인해 졸지에 두 자녀를 잃은 동료에게 성금을 모아 전달하는 등 추운 연말을 온정으로 따뜻하게 하고 있다.

최근 이 회사 임직원들은 지난 8일 아침, 갑자기 집에 불이나 어린자녀 둘을 잃고 실의에 빠져 있는 동료 이재석(40세)씨에게 동료들이 모금운동을 통해 마련한 성금 3천여만원을 21일 전달했다.

지난 8일 이씨가 아침 출근 직후인 8시께 이씨 집에서 갑자기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나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딸 연지양(11세)과 아들 성민군(6살)이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부인은 심한 화상과 함께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이에 이 씨가 속한 부서(화공설비생산부)에서 사고 수습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소속 플랜트사업본부 전 임직원들도 모금운동에 들어갔다.

모금운동은 1천여명이 넘는 동료들이 동참한 가운데 순식간에 2천6백여만원이 모아졌고, 이 소식을 들은 노동조합도 300백만원을 전달했으며, 각 봉사단체들도 곧바로 모금운동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이 씨가 속해 있는 ‘경북영주향우회’는 예정돼 있던 송년회를 취소하고 경비 3백만원 전액을 이 씨에게 전달해 끈끈한 고향의 정을 보여 주기도 했다.

또 사내 기독교 신자 모임인 ‘기독신우회’는 130여만원의 성금을 19일 이 씨에게 전했으며, 봉사단체인 ‘정우회’도 급히 생필품을 마련해 이 씨에게 전달하는 등 모두가 자기 일처럼 발벗고 나섰다.

현재까지 약 3천여만원의 성금과 각종 물품이 이 씨에게 전달됐다. 이씨도 이런 동료들의 위로와 도움에 힘입어 다시 용기를 되찾아 가고 있다.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은 매년 연말마다 지역 불우이웃에도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데, 올해만 해도 벌써 10여개 봉사단체에서 1천여만원 상당의 생필품을 전달했으며, 회사는 명절 때 마다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사회시설, 경로당 등에 약 1억원 상당의 물품을 전달해 오고 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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