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2-08 15:01

KAL 조종사파업 첫날부터 항공대란

국내선 제주 빼고 내륙 노선 올스톱…화물기 77% 못떠 수출차질액 500억
'해고자 복직' 문제로 노사 대립각…노동부 긴급조정권 발동 신중 검토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8일 전면 파업에 돌입, 결항이 속출하면서 여객 및 수출화물 수송이 큰 차질을 빚는 등 '항공대란'이 현실화됐다.

국제선 화물기의 첫날 결항률이 77%에 달해 하루 수출 차질액만 500억원에 이르는 등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주름살을 더해주고 있다.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이 이날 노동부에 긴급조정권 발동을 요청하고 노동부가 중앙노동위원회 의견을 청취한 뒤 긴급조정권 발동을 신중히 검토하는 등 정부쪽도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이번 파업에는 전체 1천986명의 조종사 가운데 조합원(1천344명)의 70%에 이르는 1천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파업 첫날인 이날 운항할 예정이던 387편 가운데 53%에 달하는 204편의 결항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국내선 여객기의 경우 오전 6시40분 김포-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제주 착발 항공편 101편 가운데 49편이, 내륙 노선은 101편 전편이 각각 결항됐다.

국제선 여객기는 오전 8시25분 인천-일본 나고야(名古屋) 노선 KE757편을 시작으로 154편 가운데 30편이 뜨지 못했다.

특히 국제선 화물기는 오전 3시10분 인천-빈(오스트리아)-코펜하겐(덴마크) 노선 KE545편을 비롯해 모두 31편 가운데 24편의 발이 묶였다.

회사측은 파업 이틀째인 9일에는 여객ㆍ화물 항공편 편도 399편 가운데 63%에 이르는 253편이 결항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선 여객기의 경우 편도 212편 중 176편(83%)이, 국제선 여객기는 157편 중 54편(34%), 국제선 화물기는 30편 중 23편(77%)이 각각 결항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하루 수송인원은 6만2천명(국제선 3만명ㆍ국내선 3만2천명) 수준으로 국내선의 65%, 국제선의 40%를 차지하며, 국제화물수송은 48%를 담당하고 있다.

회사측은 파업 여파로 여객운송의 경우 하루 4만4천여명, 화물수송은 하루 3천500여t의 차질이 발생, 하루 총 손실액을 253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조측은 기본급ㆍ비행수당 각 6.5%에 상여금 50% 포인트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기본급 2.5%에 상여금 50% 포인트 조건부 인상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측은 또 지난해 체결된 임금협약서의 '비행수당 보장항목'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상습적 또는 고의로 운항근무에 임하지 않을 때 이같은 보장을 허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노사 양측은 이날 '해고자 복직' 문제를 놓고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면서 대화통로를 닫고 있어 자율타결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사측은 "이번 조종사노조의 파업 목적이 임금인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해고자 복직에 있다"면서 노조측에 '선(先) 파업해제ㆍ후(後) 대화'를 요구했다.

사측은 전날 신만수 노조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 27명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노조측은 "공개ㆍ비공개를 막론하고 협상장에서 해고자 복직을 거론한 바 없다"고 부인한 뒤 "사측은 우선 협상 재개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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