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8-04 13:47
한국이 칠레에 이어 두번째로 4일 싱가포르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한국은 싱가포르와 FTA를 체결함으로써 동남아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는 한편 물류와 금융 등 국내 서비스산업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개성공단 등 북한 경제특구 생산제품에 대한 FTA상의 특혜관세 부여 규정을 마련하는 선례를 남김으로써 향후 개성공단 생산제품의 해외판로 개척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무관세화로 인한 수입증가, 특히 제3국산 상품의 '우회수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싱가포르 교역구조 = 싱가포르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 가운데 한국의 최대 교역파트너이며 외환위기를 전후해 감소된 양국간 교역이 최근 들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2004년을 기준으로 양국간 교역액은 101억1천400만달러로, 싱가포르는 우리나라의 제7위 수출국이자 제11위 수입국이다.
지난해 싱가포르는 우리나라에 3억7천600만달러를, 우리는 싱가포르에 1억4천400만달러를 각각 투자했다.
2002년을 기준으로 싱가포르의 인구는 413만명, GDP는 870억달러로 한국의 5분의 1 수준이나 교역액은 2천414억달러로 세계 15위 규모다.
1인당 GDP는 2만887달러로 우리나라의 2배, 1인당 수출액은 3만160달러로 세계 1위 수준을 자랑한다.
한국의 싱가포르 투자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도소매업 분야로 지난해말 현재 누적 투자액이 6억7천1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국과 싱가포르 모두 반도체, 컴퓨터, 석유제품, 합성수지 등이 주요 수출품목이어서 양국의 교역구조는 경쟁관계라고 볼 수 있다.
싱가포르는 컴퓨터, 사무기기, 반도체, 전기기기, 통신기기, 유기화학제품 등이, 한국은 컴퓨터, 사무기기, 통신기기, 반도체, 전기기기, 선박, 플라스틱, 고무제품, 섬유류, 철강제품 등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가 싱가포르에서 들여오는 100대 수입품목 중 현재 반도체, 컴퓨터용품, 통신기기 등 42개 품목(금액 기준 71%)에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관세 부과 대상 중 저관세(관세율 6.2% 미만) 품목은 전체 수입액의 9.9%, 고관세(6.2-8.0%) 품목은 18.6%, 초고관세(8.1% 이상) 품목은 0.8%이다.
◇한-싱가포르 FTA 의미와 전망 = 싱가포르는 세계적인 물류와 금융, 비즈니스의 중심지이며 다국적 기업의 유망 투자대상 지역이다.
6천개가 넘는 다국적기업이 싱가포르에서 활동중이며 싱가포르는 이미 동남아시아의 무역허브이자 비즈니스 중심지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
따라서 싱가포르와의 FTA 체결은 한국의 확고한 시장개방 의지를 대외적으로 알려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크게 높이는 한편 국제적 비즈니스 거점과의 전략적 연계 강화로 우리나라의 경제시스템을 선진화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싱가포르는 금융, 운송, 통신 및 상업서비스 등이 발달돼 있어 우리나라는 양국간 서비스 부문 교역 자유화를 통해 싱가포르의 선진기법을 배우고 우리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동북아 허브를 지향하는 우리나라가 이미 동남아 지역 허브로 각광받고 있는 싱가포르와 FTA를 체결함으로써 우리 기업의 동남아 진출 기반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이번에 싱가포르와 체결한 FTA는 상품 외에 서비스와 투자, 기술표준 적합성 상호인정(MRA), 정부조달, 협력분야 등에서 무역 원활화 및 확대 방안을 규정한 포괄적 FTA"라고 의의를 부여했다.
우리나라는 또 싱가포르와의 FTA를 계기로 향후 동남아 시장 진출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아세안과의 FTA 협상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국으로서는 무관세화가 실시되면 일부 컴퓨터부품, 기계류, 전기기기, 알칼리망간전지 등의 수입증가가 예상된다.
또 싱가포르의 한국에 대한 수출의 50% 가량은 재수출인 점을 감안할 때 제3국산 제품의 우회수입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연합)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