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4-30 09:21

한-일 고속여객선 코비호 충돌사고

정체불명 물체와 충돌, 승객들 공포에 시달려


29일 오후 4시 40분께 부산 조도 동남쪽 10마일 해상에서 부산과 일본 후쿠오카를 운항하는 미래고속 소속 고속여객선 코비5호(267t.선장 박근웅)가 정체불명의 물체에 부딪혀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선체가 오른쪽으로 30도 가량 기울어지면서 기관실과 객실 일부가 침수됐다.

사고가 나자 부산해경 경비정 10척과 해군 3함대사령부 고속정, 경비정 4척, 해경헬기 2대 등이 긴급투입돼 사고발생 2시간여만에 승객들을 모두 구조했다.

승객 이은희(27.여.부산 사하구 감천동)씨는 "갑자기 '쿵'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멈춰섰고 점점 기울어져 '이제 죽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하지만 사고를 알리는 안내방송 5분뒤에 나와 사람들이 한동안 공포에 시달렸다"고 회상했다.

승객 김화영(26.여.부산 영도구 동삼동)씨는 "배가 뭔가에 부딪히면서 앞쪽에 있던 사람들이 튕겨져 나가고 짐들이 마구 쏟아지면서 아수라장이 됐다"고 말했다.

사고당시 이 선박은 부산을 떠나 일본 후쿠오카로 시속 80㎞로 항해중이었으며 선원 7명과 승객 163명 등 모두 170명이 타고 있었다.

승객들은 해경 경비정을 타고 이날 오후 7시께 부산으로 돌아왔으며 사고선박은 부산항으로 예인중이다.

해경은 바다표면에 있던 알 수 없는 물체에 부딪힌 것 같다는 선장 박씨의 말에 따라 고래 또는 나무같은 대형부유물이 선박과 충돌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중이다.

해경은 또 사고해역에 안개가 심하게 낀 상태였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선사를 상대로 안전기준이행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부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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