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14 08:51
업체들 "취항사 늘리기 대신 `손쉬운 돈벌이' 집착" 반발
인천공항이 입주업체들로부터 받는 토지 사용료를 지난달 평균 54% 인상하자 업체들이 "인상폭이 지나치게 크다"며 반발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중순 화물 터미널과 정비고, 정비시설, 기내식 서비스 등 업종별로 공항 입주 민자업체의 토지 사용료를 ㎡당 2만7천원에서 4만1천원으로 54% 인상했다.
이에 따라 공항 내 수백여개 입주업체들이 공항공사에 내야 하는 비용이 50억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입주업체들은 가뜩이나 경영 여건도 좋지 않은데 공사가 대부분 국내 업체로 이뤄진 민자업체들을 상대로 지나친 `돈벌이'에 나서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복합운송협회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인천공항공사가 공항 화물터미널 입주업체들에 부과하는 토지 사용료를 과다 인상해 비용부담이 커졌다며 시정을 건의하기도 했다.
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일부 업체의 경우 이번 인상으로 10억원이 넘는 추가비용 부담이 예상된다며 법적 조치를 포함한 대응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사용료 인상은 공항을 건설할 때 생긴 부채로 인해 매년 발생하는 2천억여원의 금융비용 부담을 입주업체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진정한 `허브공항'이 되려면 오히려 항공업체 지원책을 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외국계 항공사 A사 지점장은 "공사측은 많은 외국 항공사의 취항을 유도해 항공 수익을 높이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기내식ㆍ정비ㆍ지상조업 등 지원업체들을 상대로 각종 비항공 수익을 챙겨 손쉽게 이득을 얻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공사측은 "그동안 해외 공항에 비해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 있던 사용료를 현실화한 것"이라며 "인상률에 대한 일부 업체들의 이견도 충분히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영종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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