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9-09 11:38

한.대만 노선놓고 KAL-아시아나 '기싸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대만 항공협정 체결에 따른 정기선 운항재개를 놓고 초반부터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건설교통부에 인천-타이베이 항공노선에 대해 주당 여객 14회, 화물 2회 운항허가를 신청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한.대만항공협정 체결로 지난 92년 단항된 대만 노선이 복항된 데다 자사가 이미 취득한 운수권도 살아있기 때문에 원상회복 차원에서 단항이전과 동일한 수준으로 운항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은 국교단절로 이미 협정의 효력이 없어진 상태에서 한.대항공협정이 체결됐기 때문에 복항이 아니라 신규취항으로 간주해야 한다며 인천-타이베이 여객노선 주 11편 운항허가를 같은 날 신청했다.

아시아나는 신규취항하는 단거리 국제노선의 경우 후발업체를 배려해야 한다는 그동안의 노선배분 원칙에 따라 아시아나 11편, 대한항공 7편 비율로 배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일 체결된 한.대만항공협정에 따라 한국은 인천-타이베이 노선에 여객편은 주 18회, 화물기는 주 2회 정기편을 운항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이날 각각 자사에 절반이상을 배분해 줄 것을 요청하고 나섬으로써 노선 배분을 둘러싼 양사간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올들어 양사는 상하이 노선, 일본 노선 배분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등 감정이 골이 남아있는 상황이어서 대만노선 갈등이 '이전투구식' 양상으로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대한항공의 경우 '필요하다면 법리적 판단도 강구하겠다'며 법정소송도 불사할 방침임을 밝히고 있어 '복항'과 '신규취항'간 논리싸움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교부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조만간 노선권배분을 끝내고 10월부터 정기편이 취항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대만노선은 동남아의 한류열풍, 대만과의 IT(정보기술), 화학 등 경제교류 활성화 등으로 조만간 고객이 연간 40만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그만큼 노선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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