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9-07 13:32

부산항 물동량 증가율 90년이후 최저

중국항만에 밀려, 후발항만 빠른 추격



부산항이 점차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컨테이너 처리량 기준으로 중국 상하이항에 밀려 세계 3위 자리를 내주고 5위로 물러난데 이어 올들어서도 이같은 순위가 고착화되고 있으며 '역전' 가능성은 앞으로도 낮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7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월 세계 주요 항만별 물동량 추이를 살펴보면 상하이항이 675만2천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지난해에 이어 홍콩, 싱가포르 다음으로 세계 3위를 기록했고 부산항은 556만TEU를 처리, 중국 광둥성 선전항의 603만2천TEU에도 못미치는 5위에 랭크됐다.

성장률에서도 상하이항과 선전항이 각각 지난해 동기대비 29.4%와 32.3% 물동량이 증가해 빠른 성장세를 보인 반면 부산항은 5.7%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같은 부산항의 물동량 증가율은 지난 90년 3%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지난 2000년 이후 줄곧 세계 3대항의 위치를 지켰던 부산항은 지난해 국내 물동량 감소와 환적화물 급감, 화물연대 파업 등의 영향으로 상하이항과 선전항에 잇따라 3,4위 자리를 내주며 5위로 물러 앉은 이후 좀처럼 추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후발 항만들의 추격세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상반기 481만2천TEU를 처리 지난해에 이어 6위를 차지한 가오슝항의 경우 9.7%의 물동량 증가율을 기록하며 부산항을 바짝 뒤따르고 있다.

상하이항, 선전항에 이어 중국내 3위 항만인 칭다오항의 경우도 상반기 244만TEU를 처리, 16.7%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빠른 추격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물량 감소와 함께 부산항의 경쟁력에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국내 제조업공동화로 지역물량이 크게 감소한데다 환적물량의 경우도 외국선사들의 이탈과 중국화물의 직기항 증가 등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것.

무역협회 관계자는 "외국 주요항만의 경우 중국물량을 잡기 위해 세관신고 없이 화물을 처리하는 등 다양한 메리트를 부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한국의 경우 물류허브화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항만들과의 격차를 줄이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고 격차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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