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7-20 19:24

대북쌀차관 10만t 경의선ㆍ동해선 이용 육로운송 첫 돌입

대한통운 전담운송...50회 걸쳐 차량 4천대 투입


대북식량차관 쌀 40만t 중 국내 쌀 10만t이 20일 오전 경의선과 동해선 육로를 통해 북한에 전달되는 것을 시작으로 13주간의 '육로를 이용한 쌀지원 대장정'에 들어갔다.

특히 이번 대북 지원 쌀 수송은 기존 해상운송을 이용했던 것과 달리 육로를 통해 수송되는 첫 사례라는 것이 주목할 만한 점이다.

이날 북한의 개성 농업전문학교와 고성 금강산청년역 앞마당에 전달되는 쌀은 각각 1천t씩으로 25t트럭 40대에 실려 북한으로 넘어갔다.

대북 지원용 쌀을 육로로 수송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남북 육로 운송시대 개막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번 쌀 육로운송은 대한통운(대표 곽영욱)이 전담해 운송한다.

이번 운송을 위해 대한통운은 1회 80대씩 50차례에 걸려 4천대의 차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쌀 적재 트럭 40대와 인도 및 정비차량 2대, 인도 인원 4명씩으로 구성된 남측 수송팀은 이날 오전 9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와 동해선 출입사무소에서 약 30분 간 쌀 수송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오전 9시 도라산 출입사무소 앞에 도열한 대한통운 소속 차량 기사 40명은 박흥렬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의 간략한 인사말에 이어 25t 트럭에 탑승, 대북육로 쌀지원의 시동을 걸었다.

"안전.평화 심는 씨앗될 것"

박 국장은 "여러분이 싣고 가는 쌀은 단지 식량의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비무장지대를 통해 우리 국민의 따뜻한 마음을 싣고 간다고 생각해 여러분의 노력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심는 중요한 씨앗이 된데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날 선두차량기사인 오부균(57.목포시 용당동)씨는 "1호 차량을 운전한다는 것에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고 사고 없이 무사히 도착해 하역 등 작업을 차질없이 마치고 돌아오기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씨는 "식량이 부족한 북한주민들에게 식량을 실어주는 것에 대해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북쪽의 도로사정이 열악하고 우천이 계속되는 상황이어서 걱정이 된다"며 "긴급구난 차량이 동행하지 못하고 통신이 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밝혔다.

수송팀은 행사 직후인 오전 9시30분 남측 CIQ를 떠나 오전 10시 북측 CIQ에 도착, 입북 수속을 밟는데 이어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하역 작업을 마친 뒤 오후 5시20분 북측을 떠나 5시50분 남측에 귀환할 예정이다.

운전사들 "자부심 느낀다"

대북식량차관 쌀 40만t 중 국내 쌀 10만t에 대한 경의선 육로 수송 대작전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작됐다.

이날 오전 9시30분 대한통운 소속 차량 운전사들은 모두 역사적인 육로 수송에 동참해 영광이라며 북한 주민을 돕는데 한 몫을 담당하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출발에 앞서 선도차량 운전사인 오부균(57)씨는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는 만큼 무사히 북측에 도착해 하역 등 제반작업을 무사히 마치고 귀환할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를 해왔다"며 "북한땅을 처음 밟게 돼 긴장되면서도 동포들을 지원하게 돼 설렌다"고 밝혔다.

장경남(45)씨와 남용우(34)씨 등 운전사 대부분도 이날 운송작업을 차질없이 진행돼 북한주민에게 쌀이 골고루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대한통운 서울지사장인 황해성(59) 전무는 "이번 사업이 남북물류 교류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안전운전을 다짐하면서도 북측의 도로 사정을 모르는데다 내리는 비 때문에 걱정을 감추지 않았다.

비포장도로 많아 안전운행 주의

대한통운측은 개성공단까지는 포장이 되어 있으나 이후 20∼30㎞는 비포장 도로여서 안전운행에 각별히 유의하도록 운전사들에게 당부했다.

대한통운의 한 관계자는 "이날 운송작업의 가장 중점 사안은 안전인 만큼 50m씩의 차량거리 유지와 시속 20∼30㎞의 저속 운행을 특별히 요청했다"며 "갓길운행을 피하고 도로 중앙으로 운행하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돌발사태에 대비해 정비차량 2대를 동행토록 했으나 구난차량이 합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북측에 진입하는 순간 교신이 중단되는 것이 가장 큰 애로점"이라며 "비가 오는데 캐노피(우천시 하역시설)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하역에 차질을 빚을 경우 귀환이 늦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곽영욱 대한통운 사장은 "현지에 하역인부 300명을 배치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대한통운은 지난 해 10월 천태종이 발주한 북한 황해도 개성에 있는 영통사(靈通寺)의 복원용 기와 수송을 담당하여 대북 물자 육상운송의 첫 테이프를 끊은 데 이어 이번 정부가 발주한 대북 물자의 육상운송도 전담하는 등 남북 교류의 메신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오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95년 대북 쌀 지원을 시작으로 비료, 경수로사업 관련 물자를 비롯해 남북 회담 물자 수송 등 남북간 물자 교류를 전담해 오고 있다.

수송은 남측이 육로를 이용해 동.서해쪽으로 하루 각 1천t의 쌀을 북측에 보내기로 한 남북 합의에 따라 13주간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4회씩 이뤄진다.

한편 정부는 국내산 쌀 10만t의 전달이 끝나는 시점에 북측의 동.서해 및 내륙지역을 대상으로 각각 1회 이상의 분배확인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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