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효과로 동남아항로 운임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발 동남아행 운임은 2024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2026년 5월 2주 평균 상하이발 동남아항로운임지수(SEAFI)는 3016.2포인트(p)를 기록, 4월 평균 2789에서 8% 올랐다.
월 평균 SEAFI는 올해 2월 2099까지 떨어졌다가 중동전쟁발 국제유가 상승 이슈가 본격화한 3월부터 오르기 시작해 4월엔 26%나 치솟았고 5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월간 SEAFI가 3000포인트를 넘은 건 2024년 12월의 3657 이후 1년5개월 만이다.
노선별로 보면 필리핀항로 운임이 큰 폭으로 뛰었다.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싱가포르행 운임이 4% 오른 567달러, 베트남 호찌민행 운임이 11% 오른 459달러, 태국 램차방행 운임이 8% 오른 618달러, 필리핀 마닐라행 운임이 50% 오른 281달러, 말레이시아 포트클랑행 운임이 5% 오른 663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행 운임이 6% 오른 637달러로 집계됐다. 필리핀항로 운임은 지난달에도 44% 급등한 뒤 이번 달에도 가파른 상승 폭을 이어갔다.
반면 한국발 운임은 소폭 하락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5월 평균 한국발-동남아항로 컨테이너운임지수(KCCI)는 40피트 컨테이너(TEU)당 1076달러를 기록, 4월의 1087달러에서 1% 하락했다. 동남아항로 KCCI는 지난 4월 10개월 새 최고치를 기록한 뒤 이달 들어 반락했다.
주간 운임은 4월 넷째 주(27일) 1097달러를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서 5월 둘째 주(11일) 1077달러, 셋째 주(18일) 1075달러를 기록했다. TEU 환산 운임은 537달러로, 중국발 운임보다 낮은 수준이다. 동남아항로 KCCI는 부산 기점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항로 운임을 토대로 산출된다.
선사들은 기본운임은 수요 부진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국제유가 상승에 대응해 부과하는 긴급유가할증료(EFS)는 철저히 징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남아항로 취항선사들은 3월부터 저유황할증료(LSS)와 별도로 100달러의 EFS를 부과하고 있다.
수요는 약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4월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4만3100TEU(잠정)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36만2200TEU에서 5% 감소했다. 동남아항로 물동량은 지난 2월 하락세로 돌아선 뒤 3개월 연속 내리막길 행보를 보였다.
수출과 수입화물이 모두 하락곡선을 그렸다. 같은 달 수출화물은 전년 대비 7% 감소한 16만6500TEU, 수입화물은 3% 감소한 17만6600TEU였다. 수출화물은 지난 2월부터 3개월 연속, 수입화물은 지난 3월부터 2개월 연속 하락했다.
국가별 물동량은 대만을 제외하고 모두 역성장했다. 동남아항로 1위 교역국인 베트남은 3% 감소한 11만4500TEU, 2위 말레이시아는 0.2% 감소한 5만1800TEU, 3위 인도네시아는 1% 감소한 4만8900TEU, 4위 태국은 22% 급감한 4만3500TEU, 6위 필리핀은 4% 감소한 2만600TEU, 7위 홍콩은 3% 감소한 1만6900TEU, 8위 싱가포르는 15% 감소한 1만5200TEU에 그쳤다. 반면 5위 대만은 4% 늘어난 3만1400TEU를 기록해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한 국가 명단에 올랐다.
선사 관계자는 “선박 연료유 가격이 중동전쟁 초기보다는 떨어졌지만 여전히 t당 800달러를 웃돌고 있어 EFS를 할인 없이 부과하고 있다”며 “다만 화물 실적이 좋지 않아서 운임도 전체적으로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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