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3-29 16:48

기획기사 - 고속철도 개통과 철도물류Ⅳ

PART 4. 현장체험 | 고속철도 시승기

한반도가 반나절 생활권으로 확~ 줄었습니다.
서울에서 동대구까지 2시간 채 안 걸려
좌석과 복도 좁아 불평소리 높아

■ 글·백현숙 기자

상어의 모습을 본 따 공기 저항을 최대한 줄이는 역학적 구조를 가지고, 장대화된 레일은 이음매를 용접하여 300Km의 속력에도 덜컹거림이나 소음이 없는 쾌적한 운행 환경을 보장합니다.”
덜컹거림이나 소음 없이 쾌적한 환경 속에서 시간당 300킬로미터를 간다는 고속철도가 일반에게 개방되어 시승을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지난 2월 말. 그 동안 수없이 매스컴에 오르내렸던 고속철도를 직접 타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에 입을 귀에 걸고 집결지인 용산역을 찾았다.
새로 개축한 용산역은 지붕을 유리 천장(?)으로 해 놓아서인지 자연 채광으로 실내가 제법 환했다. 국가무공보훈자협회에서 오신 나이 지긋하게 드신 어르신들, 교회에서 온 아줌마 부대, 철모르고 뛰어 다니는 개구쟁이 아이들까지 나이와 성별이 고루 어우러진 시승객들이 용산역 만남의 광장 여기저기로 모여 들었다.
오늘 시승 열차 일정은 오전 9시 24분 용산역을 출발해서 오전 11시 16분 동대구역에 도착하는 스케쥴로 서울에서 대구까지 1시간 50분만에 주파한다는 것. 운행중인 새마을호 열차의 3시간 운행 시간보다 1시간 가량 빠르다. 일정보다 조금 늦게 개찰구를 통과, 고속열차가 대기하고 있는 플랫폼으로 향했다. 13: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고속철도 여자 승무원 서너 명이 단정하게 서서 인사를 한다.
“좋은 여행 되십시오~”
기대감으로 얼른 뛰어 올라 객실로 들어갔다. 최첨단 시설로 좍 도배를 하고 있을 것이라는 상상과 달리 실내가 다소 어둡다. 우리가 들어간 곳은 일반실(2등석 칸). 회녹색 의자가 객실 중앙을 기준으로 서로 마주보게 (중앙 집중형) 배치되어 있다. 일반실 좌석 중 절반 정도가 진행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앉아 가게 된다. 한국인의 정서에 맞지 않는 좌석 배치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던 차에,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맞은 편에 계신 모 물류업체 과장님이 뒤로 가면 멀미가 난다고 자리를 바꿔 달라고 요청하셨다. 나라고 뒤로 가는 것에 익숙한 것은 아니지만 뒤로 가면 어떤 기분일까 싶어 자리를 바꿨다.
열차 한 량의 전체 좌석은 대략 56석이나 60석 정도. 대략 60석이 한 량에 들어 있다고 가정하고 한 줄에 4좌석씩 배정되어 있으므로 대략 차량 한대에 15열의 의자가 배치되어 있는 셈. 총 20량에서 기관차와 동력차를 제외한 16량 중 4량이 특실(1등석)이고 나머지 차량은 모두 일반실이다.
화장실을 가려구 움직이다 보니 좁은 통로로 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과 자꾸 부딪친다. 특히 남자들의 경우 의자가 비좁아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답답해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무궁화나 새마을보다 좁고 불편한 의자와 통로 때문에 사람들의 불평이 빗발쳤다. 철도청은 이에 대해 시속 300km로 달리기 위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해야 했고, 이를 위해서는 차체의 폭을 좁혔고 복도 폭이 상당 수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자리에 앉으니 앞뒤가 빵빵한 누르스름한 구형 모니터가 천정에 매달려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시승한다고 뭔가 고속철도 관련 자료라도 내보내 주려나 싶어 모니터를 뚫어지게 쳐다보지만 모니터 화면은 굵은 줄만 토해낼 뿐 원하는 자료를 좀처럼 보여주지 않았다.
용산을 출발한 지 채 얼마 지나지 않아 광명역에 정차했다. 새로 정비한 광명역사는 모든 것을 새롭게 단장한 것으로 보였다.
아직 아무도 이용하지 않아 포장도 채 뜯기지 않은 철제 프레임에는 다음 행선지인 천안·아산 역 글자가 선명하게 찍혀 있다. 광명을 떠나면서 낯선 풍경들이 창 밖으로 펼쳐졌다. 철로 옆 초라한 집들, 너저분하게 나뒹구는 산업쓰레기들, 정비되지 않아 구불구불한 논들. 그 동안 잘 정비된 경부선 풍경만을 눈에 심고 다니다가 아직 채 정비되지 않은 선로 바깥 풍경은 마치 어느 개발도상국가에 온 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켰다.
광명역을 출발한 지 딱 20분만에 천안·아산역에 도착했고 그로부터 다시 20분 후에 대전 역에 도착했다. 서울을 출발한 지 한 시간도 안돼 대전에 도착한 것. 사람들은 대전에 한 시간도 안돼 도착한 것에 흥분하며 탄성을 질렀다.
정말 빠르다고 저마다 감탄을 하면서 여기저기 지인들에게 고속철도가 얼마나 빠른지 자랑하기 위해 핸드폰을 꾹꾹 눌러댔다. 시간당 최고 300Km를 간다는 고속철도는 18,200마리 말들이 끄는 힘과 같은 동력으로 달린다고 한다. 차 안에서는 그 속도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다가 소요 시간을 보고서야 그제서야 그 빠르기를 실감한다.
소음 차단용 도어를 설치하여 외부 주행 소음이 실내에 전달되지 않게 한다고 했다더니 평지를 달릴 때 고속철도는 상당히 조용했다. 그런데, 터널에만 들어가면 공기 진동으로 인한 소음이 상당 부분 전달되었다. 문제는 터널이 적지 않다는데 있다. 철도청은 초고속으로 열차를 운행하기 위해 선로가 최대한 직선을 그려야 했고, 교량과 터널은 산악이 많은 우리 나라 지형 특성상 오르막·내리막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웠다고 했다. 1단계 개통 기준으로 서울~부산 경부선 구간 내 터널 수는 76개이고 교량 수는 111개.
고속철도 실내는 객차 내 컴퓨터 시스템(자동온도조절시스템)을 통해 가장 쾌적한 온도 및 습도, 순환하는 바람의 양이 자동 조절된다. 인위적으로 덥다고 온도를 내릴 수도 없고, 춥다고 온도를 올릴 수도 없다. 그렇다 보니 실내 온도가 늘 20도에서 24도 사이로 제한되어 있어 겨울에는 옷을 껴입고 여름에는 옷을 벗고 고속철도에 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적인 소리도 들려왔다.
이번 시승에는 5명의 여승무원이 함께 탑승했다. 하지만 고속철도가 개통하면 여승무원들은 3명으로 줄어든다. 여객전무 1명과 여승무원 3명, 이들 4명이 대략 900명(16량 만석일 경우 가정)을 웃도는 승객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도 걸리는 대목이다. 만약 안전사고라도 난다면 1호차에서 16호까지 가는데 못 잡아도 2,30분은 소요되는 상황에서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 아닌가.
서울에서 출발한 지 채 2시간이 안돼 동대구 역에 사뿐히 안착했다. 약 1시간의 여유 시간 동안 특실에도 가 보고 기관차 앞에서 기념 사진도 찍고 사람들은 분주히 움직였다. 그리고 탑승. 다시 서울로 향하는 시간. 처음 내려올 때 설레임과는 달리 왔던 길을 되짚어 가는 귀성길인 만큼 누워서 좀 쉬자니 여승무원이 동동거리며 왔다 갔다 한다. 대전에서 내려야 할 손님 30여명이 내리지 못했다는 것. 고속철도는 각 역마다 1분간 정차한다.
무궁화 호보다 2~3배 빠르기에 도착 역이 가까워지면 알아서 미리 내릴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건 그런 문제가 아닌 듯 싶었다. 정차를 알리는 여객전무와 기관사간 의사교환에 문제가 생긴 것 같았다. 결국 30명의 승객들은 다음 정차역인 천안·아산역에서 대전 가는 하행 열차를 다시 기다려야 했다.
한바탕의 소란 뒤에 고속열차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용산역으로 돌아왔다.
아침에 서울을 출발했다가 오후에 다시 돌아온 서울. 고속철도로 한반도가 반나절 생활권 안으로 성큼 들어옴을 실감한 하루였다.
하지만 시승에서 나타난 이런 저런 불편함도 만만치 않아 앞으로 철도청이 이러한 불편함을 어떻게 처리해 나가느냐에 따라 고속철도의 성패가 달려 있으리라 생각하며 용산역을 떠났다.

미니인터뷰

고속철도 승무원 이은진씨


평균 경쟁률 13.3:1을 뚫고 뽑힌 총 351명의 고속철도 여승무원들. 이제 4월 1일부터 고속철도 차 안에서 밝은 웃음을 지으며 승객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이들을 만날 수 있다.
동양적인 외모에 시원시원한 웃음을 가진 이은진 승무원(당시 교육생)을 만난 건 특실을 구경하고 난 후 다시 일반실로 돌아오던 도중. 객차를 오가는 도중 만났던 여승무원들의 인상이 대부분 비슷비슷해 어떤 사람들이 뽑혔는지 궁금해서 말을 걸었다.

물류와 경영: 고속철도 여승무원은 어떤 동기로 지원하게 되었나요?

“원래 항공사 스튜어디스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채용 공고를 보고 응시해서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물류와 경영: 다들 인상들이 동양적인 고전미인 스타일이신데 어떤 조건이 있었나요?

“저희도 뽑히고 나서 모두 인상들이 비슷비슷해서 좀 놀랐어요. 하지만, 어떤 별다른 조건이 있었던 건 아니예요.”

물류와 경영: 지금 교육 중인 걸로 아는데 어떤 교육을 주로 받나요?

“전체 교육생을 5차 교육과정까지 나누어 교육하게 되는데 저희가 마지막이라 아직 교육을 안 받았구요. 2주간의 교육에 들어가면 실내 장비에 대해 배우고 응급상황에 대해 대처하는 방법, 예절 교육 등을 주로 배우게 됩니다. 교육에 들어가지 않은 훈련생들은 시승열차에 탑승해서 계속 실습을 하게 됩니다. ”

물류와 경영: 하루 근무시간은 어떻게 되죠? 쉬는 날은 있나요?

“하루 근무시간은 8시간으로 1주일에 하루 정도 쉽니다.”

물류와 경영: 고속철도 1기 승무원이신데, 각오 한 말씀 하신다면?

“1기 승무원으로 후배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자랑스런 선배 승무원이 되고 싶습니다.”

물류와 경영: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시승을 통해 여러 가지 불편한 사항이 많이 접수된 상황입니다. 그러나, 그 중 고정관념이나 편견에 의해 이루어지는 불편함들도 있습니다. 먼저 그런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없앴으면 좋습니다. 고속철도를 많이 애용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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