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동북아 1호 선박 투자회사’에 4천만달러 지원
해운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선박투자회사가 공식 출범했다. 해양수산부로부터 지난달 2일 선박투자업 인가를 받은 ‘동북아 제1호 선박투자회사’에 대해 수출입은행이 4천만달러 지원을 위한 금융계약을 체결한 것.
한국선박운용(주), 현대상선, 해양수산부, 수출입은행, 대우증권 등 6개 당사자들은 지난 2일 오전 11시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수출입은행이 선박투자펀드에 대해 4천만달러를 지원하는데 대한 협정서 서명식을 가졌다.
이번에 출범하는 펀드는 일반투자자 공모자금과 수출입은행 대출자금 등으로 조성되며, 펀드운용사인 한국선박운용(주)은 이 자금으로 현대중공업이 건조중인 31만DWT급 유조선을 약 804억원에 구매한 뒤 현대상선에 장기 임대할 예정이다.
펀드의 조성규모는 6천7백만달러(790억원 상당)로 일반 투자자의 투자자금 20%, 수출입은행의 대출자금 60%, 기업은행 협조융자자금 10%, 현대상선 선납금 10% 등으로 구성된다. 일반투자자 투자자금은 대우증권이 개인 및 기관 투자자를 상대로 연 6.5% 확정배당형 주식형태(투자금액 3억원까지 배당소득세 면세)로 일반공모하고, 주당 가격은 5,000원으로 1인당 최소청약단위는 100주가 될 예정이다.
이로써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국내해운사에 대한 외항선박금융 지원제도를 도입한데 이어, 이번에 선박투자회사 금융지원제도를 도입함에 따라 명실공히 국내해운사에 대한 직·간접 선박 금융 지원체제를 갖추게 됐다.
현대상선 노정익 사장은 서명식 인사말을 통해 “현대상선은 중장기 해운시장 환경과 제반 여건을 감안할 때 가장 적기에 선박을 투입해 회사의 수익성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는 최적의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이제 국내에서도 고도의 첨단 금융기법으로, 대규모 자본이 소요되는 선박을 편리하게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 신동규 행장은 “수출입은행이 국내선사의 선복량 확대를 통한 해운산업 육성에 이바지함으로써 국책 과제인 ‘동북아 물류중심 국가건설’을 크게 뒷받침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금융지원에 대한 기쁨을 표시했다.
이번에 발주되는 유조선은 길이 333m, 폭 60m, 높이 30m로 갑판 넓이가 축구장 3개와 맞먹는 31만톤급 초대형 유조선으로 한번에 우리나라 전체 1일분 소비량의 원유를 수송할 수 있다.
선박투자회사제도란 일반투자자(개인, 기관) 투자자금 및 금융기관 차입자금으로 조성된 펀드로 선박을 건조 또는 매입해 그 선박을 해운사에 임대해 발생하는 임대료를 기반으로 투자자에게 배당하고 차입금을 상환하는 새로운 투자금융기법의 일종이다.
독일, 노르웨이 등 유럽선진국에서 활발하게 운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2002년 5월 13일 제정된 선박투자회사법에 의거 아시아 최초로 도입하게 됐다.
일반적으로 선박펀드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보다 경기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적고 수익률도 비교적 양호한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 펀드제도가 국내에 성공적으로 정착되는 경우, 시중의 부동자금을 산업자금화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다.
글ㆍ박자원 기자(jwpark@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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