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2-22 17:12
<韓/日/航/路>선사들 사활건 최저운임제 강행
내년도 운임인상 향배 주목돼
2003년은 한일항로에겐 운임회복을 위한 몸부림의 한해였다. 올 초부터 시작된 원양항로의 운임인상러시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여러 근해항로중 한일항로도 예외일 순 없었다. 2월 들어 물량이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깊은 수렁에 빠져 있는 일본 경기의 어두운 행로는 취항선사들의 운임현실화 노력에 족쇄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으며, 선복량 과잉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도 바닥권의 운임을 끌어올리려는 선사들의 노력에 발목을 잡았다.
선복이 부족해 짐을 싣기 어렵다는 원양항로들의 즐거운 비명은 한일항로에겐 남의 집 잔치일 수밖에 없었던 것. 한일항로는 이라크전에 따라 지난 3월에 실시했던 TEU당 20달러의 EBS(긴급유가할증료)도 하주들의 눈치를 봐야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취항선사들 일각에선 Pool제 등을 강력히 시행해 더이상의 운임하락을 방지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으나 3/4분기까지 한일항로는 넘치는 선복과 그에 따른 운임경쟁 속에서 곤두박질치는 운임을 한숨을 내쉬며 바라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이렇듯 9월까지 바닥권의 운임으로 피를 말렸던 한일항로는 10월 들어 선사들 사장단 중심으로 극적인 운임인상안을 내놓기에 이른다. 10월 10~11일 양일간 열렸던 선주협회 사장단 모임에서 한중, 동남아항로와 함께 한일항로도 두배나 오른 용선료와 유가 등 운항원가 상승을 이유로 들며 AMR(최저운임제, Agreed Minimum Rates)을 실시하기로 결의한 것.
선사 관계자들은 “강제적인 규제가 없어 이번 AMR도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업계 일각의 우려가 있으나 사장단들이 강력한 시행의지를 밝히고 있어 낙관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선사들은 삼성, 엘지, 코오롱 등 최저운임제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대형하주들에 대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선적을 거부하겠다고 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소석률이 40%를 밑도는 고질적인 선복과잉의 상황에서 선사들의 운임회복 노력은 하주들에겐 강한 반발을 낳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형하주들 위주로 외국적선사 위주의 대체선사발굴을 모색하고 있으며, 복운업체들도 자신들의 집화기능을 무시한 일괄적인 운임인상 통보는 안된다며 집화물량별 운임인센티브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한일항로 취항선사 협의체인 한국근해수송협의회 회원사들은 내년에도 바닥세 운임을 회복시키기 위해 두 차례에 걸친 운임인상을 준비중이다. 한근협은 내년 3월에 현재 적용중인 할인율에서 약 15% 수준 축소해 1단계 운임인상을 실시한 뒤 이어 9월에도 약 10%정도 추가로 축소, 실질적인 운임회복을 꾀할 방침이다.
운임인상을 둘러싼 선하주간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한일항로는 그간의 부진을 씻고 선사들의 운임회복 노력이 성사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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