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2-03 19:06

<사설> 경제회복 해운·수출산업이 견인할 때

최근 우리나라의 수출은 3개월 연속 20%대의 높은 신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 11월 무역수지는 59개월만에 최고치를 달성하는 등 맹위를 떨치고 있다.
정부는 지난주 우리나라 경제가 최저점을 치며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으며 설비투자가 늘어나고 일자리도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증시에선 외국투자가들이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국내 투자가들은 팔기에 바쁘고 중소기업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공장을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지역으로 옮기고 있다. 수출은 급증세라고 하는데 내수진작은 현재로선 요원한 메아리로 들리고 있어 문제다. 우리경제가 진정 구조적으로 헤어나지 못하는 지경에 와 있지는 않나 의심스럽기도 한 것이다.
최근 언론에서 자주 지적되는 것이 우리국민이나 기업들의 자신감 상실증세다. 사실 이러한 행태가 여기저기서 포착되고 있다. 중국은 무서운 속도로 우리를 위협해 오고 있고 일본은 장기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려는 기지개를 펴고 있으나 진작 허리띠를 졸라매고 지금쯤 목표점을 향해 비지땀을 흘리고 달려가야 할 우리는 어디쯤에 와 있는 것인지 되묻고 싶은 심정이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일취월장(日就月將)해 중국과 일본이라는 힘겨운 상대를 극복하고 동북아 경제중심국을 실현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노쇠해 버린 국가인양 한마디로 패기도 없고 비전도 없어 보이는 패배감 속에 사로잡혀 있는 기분이다.
내년도 경제전망에 있어서도 우리 국민들이 생각하는 전망치가 동남아 국가중에서 최하위권에 속한다는 얘기를 대할 때면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우리에게는 ‘하면된다’는 의지와 신념으로 70년대를 보내면서 최빈곤국에서 벗어나 21세기 들어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는 초입에 와 있다.
21세기들어 인터넷 최강국이라는 자부심속에 전세계의 주목을 받아 온 우리가 내부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확실한 리더가 없다는 것이 이유가 될 수 있다. 정치권이 쌈박질이고 경제도 정치자금과 얽혀 엉망이고 젊은 실업자들이 우글거리는 상황에서 부정적인 생각만 가득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경제가 경쟁력이 없어 흔들리고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충분한 비전을 갖고 있고 중국과 일본과의 동북아 경제중심국 경쟁에서 충분히 견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것이다.
IMF때도 잘 견디어 낸 우리경제가 이제는 인터넷 최강국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동북아 경제중심국을 향해 앞만 보고 뛰어야 할 때다.
IMF시절에도 그랬지만 동북아 경제중심국을 실현하기 위해 이번에도 해운업계와 무역업계가 중심이 돼 견인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IMF구제금융 시절에도 무역업계와 해운업계가 버팀목이 돼 위기경제를 살려냈던 것이다. 해운업계나 수출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요즘같이 어깨가 으쓱할 때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역할비중에 비해 빛을 못보고(?) 있는 해운업이 이제는 증시에서도 그렇고 경제전면에서도 소위 가장 잘 나가는 업종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이다. 종합일간지에서도 조선업과 함께 해운업의 호황 특집면을 자주 대할 수 있을 정도이니 새삼스럽기까지 하다. 해운업계가 항상 두드러지지 않는 곳에서 우리 경제를 지켜오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온 것은 알만한 경제인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다행히 세계 해운경기 활황세가 2005년 하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해운산업이 침체된 우리 경제를 다시 일으키는 촉매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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