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1-25 10:52

내년 경제 5.5% 안정성장

ICT, 전자, 자동차 등 경기회복 주도


올 실질GDP는 작년 6.3%보다 크게 둔화된 3.0%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은 수출호조세가 지속될 것인데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강한 회복세를 보여 5.5%의 경제성장을 달성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24일 ‘2003/2004 국내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GDP는 상반기에 2.8% 성장한데 이어 하반기에도 3.2% 성장에 그쳐 연간으로는 3% 성장으로 전망되며, 내년은 세계 경제성장률이 4%대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교역 또한 5%대의 증가를 보일 것으로 보여, 이에 따른 수출호조로 국내 성장률도 5.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경기양극화 심화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경기는 전반적인 부진 속에 ‘경기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반기 들어서도 좀처럼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 및 설비투자가 계속 부진한 가운데 수출 및 건설투자는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
올 2분기 이후 전반적으로 부진한 양상을 보여오던 산업생산의 경우에도 지난 9월부터 수출주력 품목들은 성장세가 빨라져 경기회복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나 내수소비위 산업은 여전히 침체상황이다. 특히 중화학공업과 ICT(정보통신기술) 제조업의 증가세는 금년 내내 비교적 빠른 양상을 보인 반면 경공업의 경우 생산감소 추세가 최근까지도 이어지는 등 침체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산업별로는 수출호조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 통신, 조선, 철강, 화학 등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유지한 반면, 섬유, 컴퓨터, 정밀기기 등의 산업들은 생산감소 추세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생산자 출하의 경우에도 이같은 양극화현상은 이어져 반도체, 통신기기 등 수출호조 업종을 중심으로 출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양상을 보여 9월 회복의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반면 내수 출하는 좀처럼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수출호조는 국내경기의 전반적인 부진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연말로 다가갈수록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데, 주력시장인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선진국들의 경기회복 추세가 본격화되고 있는데다 올해 들어 미국을 제치고 우리의 가장 큰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경제의 활황이 이같은 수출호조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증가세는 아직까진 부진한 국내경기를 견인하기에는 다소 역부족인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그 증가세가 더욱 많은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고 증가세가 연말로 다가갈수록 가속화되고 있어 향후에는 전체 경제를 회복시키는데에도 상당한 정도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 무역수지 138억달러 흑자

산업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지출은 올 상반기에 0.7% 감소했으며, 7월 이후에도 소비자평가지수가 계속 하락한데 이어 소비재 출하도 감소추이를 보임에 따라 올해 민간소비는 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소비는 상반기 내수시장이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2.3%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 이후부터는 국내외 경기 회복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6.2% 증가하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내년 연간전체 소비지출은 4.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의 경우 고정투자는 소비부진에 따른 설비투자 침체로 올해는 3.5%의 낮은 증가에 그칠 전망이며, 내년에는 전반적인 경기회복에 힘입어 6%의 증가가 예상된다. 설비투자도 국내소비수요의 침체로 올해엔 1.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외 경기가 전반적인 회복세로 돌아서는 내년에는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복세의 진전에 따라 상반기보다 하반기의 증가율이 더 높을 것으로 보이며, 내년 연간 증가율은 9%대 이상의 증가가 예상된다. 건설투자는 부동산경기 호조 등으로 올해는 7%의 비교적 높은 증가가 예상되나 내년에는 올해의 높은 투자증가에 따른 반락효과와 최근의 부동산대책 등의 영향으로 증가율이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년 연간전체는 3.1%의 완만한 증가가 예상된다.
수출입부문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흑자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보이는데, 올해 무역흑자(수출입차)가 수출이 대중국 수출 급증과 반도체 등 IT제품의 경기회복, 주력 수출제품의 가격상승 등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18.1% 증가해 흑자규모는 2002년보다 대폭 늘어난 13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에도 세계 경제의 회복세, 최대수출시장인 중국의 고성장세 지속, 반도체 등 IT제품의 경기회복 등 수출여건의 개선으로 수출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경기 회복에 따른 수입증가에도 불구 무역흑자규모는 12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경제정책 '안정성장유지책' 돼야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올해의 경우 상반기는 전년동기대비 3.7% 상승했으나 하반기엔 다소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돼 연평균 3/4%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추정되며, 내년은 이에 비해 3% 미만의 낮은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하반기 이후부터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물가상승압력 요인이 있으나 실제 경기회복세가 완만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수요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산업연구원은 정부의 경제정착방향에 대해 올해는 ‘경제의 양극화’현상으로 정부가 종합적인 경기부양책을 쓰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분석하고 내년엔 5.5%라는 비교적 안정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돼 거시경제 정책기조는 ‘안정적인 성장유지정책’으로 가져가되 많은 분야에서 미시적인 조정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업연구원은 세부적인 추진 사안으로 ▲수출관련 산업의 호조를 내수관련 산업으로 연계시키는 방안을 찾고, ▲청년실업 등의 실업현안 문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중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는 한편, ▲수출호조 및 외국인 증시자금 유입증대 등으로 야기될 원화절상 움직임과 ▲총선 실시, 세계경기 회복에 따른 유가 움직임 등으로 나타날 수도 있는 물가상승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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