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0-21 17:24
<사설> ‘하면된다’는 자신감이 물류중심국 앞당긴다
최근 중국 각 분야에서의 약진은 눈에 띌 정도다. 그것도 세계 최고를 넘보고 있다. 이제 중국을 개발도상국이라고 표현하는 자체가 이상할 정도다. 그만큼 중국이 우리나라의 최대 경쟁국이면서 파트너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교역량에 있어선 이미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 최대의 교역국이 되었고 최근엔 유인우주선 발사마저 성공해 중국의 우주과학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미국과 러시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같은 중국을 경쟁상대로 동북아 물류중심국가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우리정부의 청사진이 현실화되기까지는 숱한 시련이 예상되고 있다. 벌써부터 이러한 조짐이 보이고 있어 안타깝다.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항만인 홍콩항이 앞으로 5년내에 상하이항에 수위자리를 내줘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올 정도니 물류분야에서의 중국의 영향력 역시 초특급의 세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이 누구인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끈기와 인내의 우수한 민족이 아니던가. 현재 우리에게는 자신감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때다. 정치, 경제, 사회 면면을 보더라도 패배주의가 팽배해 있는 듯 하다. 이러한 상황에선 누가 적수가 되든 승리자가 될 수 없다. 특히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새로운 항만발전 전략이 절실한 현시점에선 더욱 그렇다. ‘하면 된다’는 신념하에 선진국대열에 진입한 우리 경제가 IMF로 인해 잠시 움추렸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뚜렷한 목표가 정해졌기에 이 목표를 향해 열심히 뛰면 안될 것이 없다고 본다. 중국, 일본, 러시아 사이에서 그것도 한반도마저 반쪽이 된 상황에서 우리가 찾을 수 있는 돌파구 중의 하나가 지정학적인 잇점을 최대한 살려 동북아 경제중심, 물류중심국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가장 두려운 적수는 역시 중국이다. 중국도 개발도상국이라는 딱지를 떼고 세계 경제대국으로 야심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으며 그 속도가 예상밖으로 빠르다는 점이 우리를 초조케 하고 있다. 동북아 물류중심국을 목표로 하는 것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등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상황에서 누가 먼저 물류중심국의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선점의 기회를 잡느냐가 관건이다. 최근 우리를 안타깝게 하는 것은 화물연대 파업과 태풍 매미로 인한 물류악재들이 우리 항만의 물류사정을 극히 불리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과 싱가포르 등에 비해 배후 물류단지 내에서의 물류지원 활동이 전무해 고부가가치 화물유치 기회를 상실할 수도 있어 위기를 기회로 발전시키기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한 실정이다. 동북아 물류중심추진에 대한 강력한 비전과 잘 발달된 동북아 피더망, 허브항 역할에 적합한 지정학적 위치, 세계 최고 수준의 IT산업 보유 등 우리나라의 비교우위를 충분히 활용하는 전략이 강력히 추진돼야 할 것이다. 단기적으로 동북아 환적 항만으로 육성하는데 초점을 맞춰 각종 인센티브를 통한 글로벌 선사 유치와 피더망 등 컨테이너항로 유치에 주력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항만과 배후물류단지, 인근 산업단지를 연계하는 항만클러스터를 구축해 고부가가치 물동량을 새롭게 창출하는 것이다. 항만 클러스터의 성공적인 구축을 위해선 해양부는 물론이고 산자부, 관련 지자체 등과의 공조체제 구축이 긴요하다. 동북아 물류중심항 건설은 해운항만업계 종사자들만의 과업이 아니라 우리 국민모두가 참여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국가적 대사업이다. 동북아 물류중심국 자리를 놓고 우리가 중국 등 이웃 국가에 밀린다면 21세기 대한민국 경제의 앞날은 불투명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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