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들, 2002년 물량 증가 예측 실패 최악의 실적
신조선 및 용선 배선 2004년까지 힘들어 호황기대
2003년 들어오면서 정기선뿐 아니라 부정기선 활황이 시작됐다. 미리 예측하지 못한 중국발 화물이 시장에 불을 붙인 것이다. 지나간 2002년 및 2003년, 2004년 컨테이너 시장, 어떻게 보고 있는지 American Shippers와 Containerization International 등 외신을 토대로 자료를 재정리했다. -편집자註- |
2002년은 모든 정기선사에게 있어 악몽 같은 한해였다. 대부분의 컨테이너 선사들이 심각한 적자를 기록하거나 뚝 떨어진 결과를 냈던 정기회계보고에서 그들은 2002년이 정기선 운항선사로서 최악의 한 해였다는 코멘트를 아끼지 않았다. 심지어 컨테이너 선사 최고경영자까지 나서서 지난 한 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올해 초 P&O Nedlloyd의 Robert Woods 그룹 전무는 “2002년은 P&O Nedlloyd에게 끔찍한 한 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전했다. 컨테이너 운송 부문은 2002년 ‘세금 전 실적’이 2억 9,200만 달러의 손해를 봤고 이러한 실적은 1996년 말 회사설립 이래 최악의 실적이었다고 Woods 전무는 말했다. P&O Nedlloyd의 실적은 포워딩과 다른 실적들을 포함한 ‘세금 후 실적’은 3억 4백만 달러 손실이었다. APL과 APL 로지스틱스의 모회사인 NOL은 2002년 그룹 역사상 최악의 실적인 3억 3천만 달러 손해를 기록했다. CP Ships의 Ray Miles CEO는 2002년을 사상 최악의 한 해라고 평했으며 해운에 몸담았던 전직 임원들도 2002년은 해운 선사들로서는 아마 가장 견디기 힘든 한 해였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미국의 화주잡지인 American Shippers가 해운 선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본 결과 financial costs 이전 선사들의 운영이익(operating margin)은 총 매출의 3.5%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는 역대 수십 년 중 가장 작은 운영 이익으로 호황을 누렸던 2000년 7%의 운영 마진과 비교할 볼 때 그 절반에 해당한다. 이러한 결과는 지출과 세금 등을 포함했을 때 많은 선사들이 대부분 적자 속에 운영해 왔음을 의미한다고 이 잡지는 분석했다. (표1참조)
2002년은 사상 최악의 해
결국 P&O Nedlloyd, Zim, Trailer Bridge 등의 선사들이 순손실을 보고했고, AP MØller, 한진, UASC, International Shipholding 등은 컨테이너 부문에서 ‘본전’도 하지 못한 것으로 이 잡지는 분석했다. 몇몇 컨테이너 선사들은 운영 이익을 보고했지만 순이익을 보고하지 않았다. 컨테이너 운영부문 결과를 보고하지 않은 Maersk Sealand, 중국해운, 일본의 3대 선사인 NYK, MOL, K-Line의 컨테이너 운송부문, MISC 등도 역시 컨테이너 부문에서 적자를 낸 것으로 이 잡지는 유추했다. 결국 지난해 대부분의 컨테이너 선사들이 이익을 내지 못했고 어떤 곳은 2001년 보다 더 떨어진 운영실적을 감수해야 하는 곳도 있었다.
사람들이 놀라워하는 것은 이렇게 사상 최악의 어려움 속에서도 대부분의 해운회사들이 살아 남았다는 것이다. 파산을 하거나 해운업에서 빠져 나간 기업은 거의 보이지 않고 몇몇 선사들은 작년 항로 운영을 멈추는 정도에서 사태는 마무리 지어졌다. 물론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몇몇 선사들은 자산 매각에 들어갔다. 부채비율이 비교적 높았던 현대상선과 NOL은 현금 비중을 높이기 위해, 현대상선은 알토란 같은 자동차선을 매각했고 NOL은 지난 4월 수익성 높은 탱커부문인 American Eagle Tanker를 4억 4,500만 달러와 회사 부채 인수 조건으로 매각했다.
아무도 예측못한 중국의 WTO 효과
PIERS는 2002년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향한 컨테이너 화물량이 연간 19.6%의 증가를 보인 총 811만 TEU였다고 말했다. 2001년 말 중국의 WTO 가입에 의한 효과가 이렇게 즉흥적으로 나타날 줄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중국발 화물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던 작년 한해, 이러한 ‘고공행진’이 얼마나 오랫동안 가능할 수 있을 지 예측하지 못했던 선사들은 결국 해상운임을 올리는데 성공하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러 야 했다. 배를 꽉꽉 채워 실어 날랐던 선사들로서는 이득을 보아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았던 것. 수익은 늘어나지 않고 오히려 더 줄어든 상태에서 평소보다 더 많은 물량을 처리해야 했던 선사들은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에 들어가야 했다. 결국 대고객 서비스 및 서류 작성 등 일거리가 미국, 유럽 등 고비용 국가에서 인도, 중국 등으로 옮겨졌고, 자동화시스템 도입으로 업무를 대체하는 노력 등이 나타났다.
어려운 가운데, Hapag-Lloyd, CMA-CGM, CP Ships 등은 비교적 성공적인 비용 절감 정책을 시행해 다른 선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운영 이익을 낼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성을 높인 Hapag-Lloyd는 컨테이너부문 총 매출은 1억유로(1억 4천만달러) 정도 줄어 들었지만 어째든 9,800만유로 정도의 운영이익을 낼 수 있었다. 비용을 절감하고 선박이용의 효율화를 꾀했던 CMA CGM은 순이익이 67%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Alain Wils CMA CGM부사장은 보다 큰 컨테이너 선박을 제조하고 용선을 사선으로 바꿈으로써 작년 한 해 선대 운영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캐나다 선사인 CP Ships는 TEU당 운영비용을 5% 줄여 2001년 1,271달러에서 2002년 1,206달러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2002년 한 해 동안 우리는 운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 결과 주요 항로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선복량을 넓힐 수 있었다” 라고 이 회사 한 관계자는 말했다. K-Line 역시 신조선의 방출을 통한 선박 비용 절감, 운영비용과 지출 감소, 수익성이 높지 않은 항로 합리화 작업 등을 통해 작년과 같은 운영이익을 낼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Hapag-Lloyd, CMA-CGM, OOCL 등은 1999년과 2000년 사이 상대적으로 높은 자기자본 이익율을 낼 수 있었다.
’2002 틈새시장 공략선사 호황
흔히 ‘규모의 경제’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작년 한해 가장 수익이 높았던 선사들 중 일부는 아주 작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선사들이었다. 아시아 역내 전문 그룹인 Wanhai Line, 카리브해 전문 선사인 Tropical Shipping, 다목적 운영자 International Shipholding과 Jones Act 선사들인 CSX Lines, Matson은 최근 수익성 좋은 선사들 중에서도 두드러진 수익을 냈다. (표2 참조)
일반적으로 세분화된 해운그룹의 실적을 분석하기란 자료가 드러나 있지 않음으로 많은 어려움을 수반한다. 하지만 처음으로 AP MØller가 컨테이너 운송과 결부된 활동 결과와 범위를 지난 2002년 실적 발표 시 같이 제공함으로써, 컨테이너선 관련 활동이란 단순히 컨테이너 운송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내륙운송, 대리점, 터미널, 물류 활동 모두를 포괄하는 개념임을 드러냈다.
해운선사들의 수익성과 관련, 완전한 그림을 얻기 위해 6개 주요 선사들의 실적 분석 도표는 해운업계의 완벽한 주기를 보여준다. (표3 참조) 사이클은 이전 경기 하강 (1999) 끝 무렵부터 2002년까지 정의되었고 이것 역시 가장 최근의 경기하강의 끝자락으로서 간주되었다. 도표는 혁혁한 수익성이 산업계의 한 면으로부터 다음 면까지 훑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00년 호황기에 6개 주요 선사들은 거의 7억 달러의 순이익을 냈고 13%의 자기자본이익율을 보였다.
2002년 침체기에 이들은 4억 5천만 달러의 손실과 -8%의 자기자본이익률을 기록했다. 대략 4년의 주기에서 평균적인 자기자본이익률은 보잘것없는 3%였다고. 4년간의 산업 주기를 보인 이들 6개 선사들은 세계 컨테이너 물량의 1/4가량을 운반한다.
일반적으로 해운 주기는 더 짧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97/1998년 아시아 경제 위기가 해운선사들 사이에서는 최근 해운경기 하락의 원인으로 보여진다. 경제가 느려지고 그로 인해 선복 과다현상이 3년 후인 2001년 발생했다. 그리고 여기에 심각하게 영향을 받은 선사의 결과가 2002년까지 실적에 반영되었던 것.
해운업 주기설 대두
홍콩에 있는 한 금융 그룹은 컨테이너 산업이 매우 불안정하다고 진단했다. 화물량의 증가가 반드시 화물 운임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보통 수요와 TEU당 매출 사이에는 0.4정도의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보다 더 높은 상관성이 나와야 함에도 낮은 상관성 결과는 ‘공급’이 수요와 운임 사이의 연결성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1월은 비수기였다. 그러나 작년 10월 미 서안 항만폐쇄를 맞고 난 아시아발 미국항로는 피크 시즌이 평소 3배정도 연장되어 2003년 물량을 강세로 시작했다. 이러한 증가는 미서안 항만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 지난 3월 LA향 총 컨테이너 물량은 29% 성장했다. 또한 미 서안 항만 폐쇄사태를 겪고 난 하주들은 보다 유동적으로 개개의 항만을 잡고자 했고 미 동안을 따라 물류 센터 등을 추가 설치해서 미 동안으로 가는 All water service 물량도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4분기 APL 매출은 평균 운임이 10% 정도 증가하면서 11% 증가했다. 2000년 3·4분기부터 2002년 2·4분기까지 계속적인 운임의 하락을 겪었던 선사들로서는 운임을 올릴 수 있을 때 올려놓는 것이 이익이다. 하지만 이러한 운임회복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선사들은 시장 평균 운임이 1999년 평균운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아시아발 유럽향 항로에서는 11% 물량 증가가 있었다. 하지만 항로상에 투입되어 있던 선박들은 다른 신규 서비스 없이 물량 증가를 모두 흡수, 그 동안 항로가 얼마나 선복 과다 상태였는지 보여주었다. 컨테이너 선사들은 수요와 공급 곡선이 이동함에 따라 올해 말과 2004년의 운임은 더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컨테이너 시장의 활황으로 용선료가 하늘을 치면서 시장에 더 들어올 수 있는 배들이 없고 건조에 들어간 배들도 2004년이나 되어야 시장에 나올 수 있기에 당분간 신규 서비스가 들어올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글·백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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