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0-09 10:23

한.일, 한.싱 공동연구 '끝'..FTA추진 탄력받나

(서울=연합뉴스) 한국과 일본, 한국과 싱가포르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산관학 공동연구회가 각각 최종보고서를 채택하고 활동을 마침에 따라 정부간 협상 단계로 접어들게 됐다.
정부는 한.칠레 FTA 비준문제와 상관없이 일본, 싱가포르와 조기에 협상을 시작한다는 방침으로 양국 정부와 협의에 들어감에 따라 한.칠레 FTA에 발이 묶여 있던 FTA 정책이 새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 2일 `한.일 FTA 산관학 공동연구회' 8차 회의를 열어 FTA 체결을 위한 정부간 협상을 이른 시일안에 시작할 것을 건의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채택했다.
공동연구회는 양국간 FTA 체결이 단기적으로는 한국의 대일 무역적자를 악화시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대일수지 개선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또 한.일 FTA가 궁극적으로 양국 경제발전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지역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하고 관세철폐, 비관세조치, 투자, 서비스, 경제협력을 포함한 포괄적 FTA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는 이런 연구결과를 토대로 업계 의견 등을 수렴한 뒤 조만간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일본과의 FTA 협상 개시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10월 하순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회의에서 한.일 정상이 협상개시를 공식 선언하도록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늦어도 내년초부터는 협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싱가포르 산관학 공동연구회도 지난 7일 활동을 끝내고 최종보고서를 내놨다.
공동연구회는 양국간 FTA가 상품.서비스 무역 확대, 투자증진, 산업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고 한국의 동남아 진출 및 싱가포르의 동북아 진출기반을 다지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관세철폐와 함께 비관세장벽도 없애되 농.수산업 등 한국의 민감산업을 배려하고 제3국으로부터의 우회수입을 막을 수 있도록 적절한 원산지 규정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는 싱가포르와 협의를 거쳐 올해 안에 협상 개시를 선언할 계획이다.
일본 및 싱가포르와 FTA를 추진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국회에 계류중인 한.칠레 FTA 비준안.
정부는 그러나 한.칠레 FTA에 더 이상 묶여 있다가는 무역의존도가 67%에 달하는 나라경제 전체가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두 문제를 연결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발짝 더 나아가 일본, 싱가포를 넘어 아세안과의 FTA도 적극 추진한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한.중.일 3국 정상이 `아세안+3' 회의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중.일 FTA에 대한 민간 공동연구를 높이 평가하고 더 긴밀한 경제적 파트너십을 모색키로 한 것은 이같은 FTA 정책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칠레와의 FTA를 내년초 발효시키려면 늦어도 11월말까지는 비준안이 통과돼야 하는데 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그러나 한.칠레 FTA 비준 여부와 관계없이 제2, 제3의 FTA 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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