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9-15 10:42
우리 경제 회복 부담될 듯
(서울=연합뉴스) 하반기 들어 미국의 경제 회복이 뚜렷해지고 있으나 우리 나라의 수출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선진국의 경기 회복에 따른 수혜가 기대처럼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4일 한국은행과 민간 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올 들어 8월 말까지 우리나라의 수출은 1천200억9천2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3%가 증가했다.
하지만 미국에 대한 수출은 매우 저조해 미국의 경기 회복이 아직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세계 경제의 기관차인 미국 경기는 올 하반기 들어 확실한 회복세로 들어섰지만 지난달 1∼20일까지 우리 나라의 대미(對美) 수출은 작년 동기보다 5.2%가 감소했다.
이는 현대차 파업으로 자동차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 크지만 정보기술(IT) 쪽의 수출이 기대만큼 증가하지 않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에 주요 교역국인 일본에 대한 수출은 6.2%, 유럽연합(EU) 지역 수출은 8.4%가 각각 증가했으나 1∼8월의 전체 수출 증가율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들 국가에 대한 우리 나라의 1∼7월 수출은 미국이 작년 동기 대비 1.8% 증가라는 부진을 보였으나 일본과 EU는 각각 14%와 18.6%의 증가율을 보였다.
다만 중국에 대한 1-7월의 수출은 47%가 증가한 데 이어 8월1∼20일까지는 60%나 폭증하는 호조를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아직 미국 경제의 회복이 우리 나라의 수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신호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하지만 미국의 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지면 우리 나라의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의 다른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그동안 자동차 수출은 활발했지만 반도체, 컴퓨터 등 IT쪽은 부진했다"고 분석하고 "선진국 경기가 IT쪽을 중심으로 회복 국면을 맞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우리 나라의 IT쪽에 파급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는 "일반적으로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 아시아에서는 우리 나라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미국에 대한 수출은 부진하다"고 말하고 "설사 IT쪽 수출이 좀 늘어난다고 해도 우리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실제로 올 들어 7월까지 휴대전화, 반도체, 컴퓨터 등 IT품목 수출 증가율은 15.1%로 자동차(27.6%), 선박(23.9%), 일반기계(24.9%), 철강(31.8%), 화공품(21.3%), 석유제품(19.3%) 등에 크게 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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