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7-31 18:52

일본 히비키 ‘컨’ 터미널 올 개장 불투명

일본 최초 민자도입 항만건설사업으로 주목


일본이 환황해권 국제허브항만 구상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키타큐슈 히비키 컨테이너터미널의 개장이 터미널 운영회사에 대한 출자비율이 결정되지 않아 금년도 개장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한국해양수산개발원측은 밝혔다. 일본은 히비키터미널을 부산항에서 환적되는 일본 서부지역의 컨테이너화물을 재유치하고 북중국 지역을 포함한 환황해권 지역에서 발생하는 북미 및 유럽향 화물을 중계하는 환적 중심항으로 육성한다는 목표하에 개발을 추진해 왔다. 키타큐슈시 당국은 터미널 운영회사의 출자비율에 대해 현재 최종 마무리 단계에 돌입해 있어 조만간 협의가 완료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선사측에선 출자비율에 대한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게다가 싱가포르 PSA사가 철수할 가능성마저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지 기업들 사이에선 히비키 컨테이너터미널이 국제물류특구의 중추시설이기 때문에 개장이 지체될 경우 특구에 연계돼 있는 기업유치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히비키 터미널은 일본 항만으로선 최초로 외국자본의 도입을 통한 터미널사업이라는 점과 민간자본을 활용한 사회간접자본 정비라는 Private Finance Initiative(PFI) 방식을 도입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일본 항만개혁의 선구적 사례로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터미널 운영회사의 설립이 PSA사가 출자비율 인하를 요구하고 나서 당초 예정보다 2년이 지체되고 있다. 터미널 운영회사는 당초 PSA사가 60%, 新日鐵 및 三井物産 등 일본 국내기업이 30%, 키타큐슈시가 10%를 출자해 설립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작년 9월 PSA사가 출자비율을 대표권이 인정되는 하한선인 34%까지 낮춰줄 것을 요구했고 이를 키타큐슈시가 12월에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나머지 출자지분 26%의 분배를 둘러싸고 조정이 논의되고 있다.
PSA사가 출자비율의 인하를 요구한 것은 인근에 있는 말레이시아 탄중펠레파스항의 도전에 따른 경영악화가 주원인이다. 아울러 PSA사의 항만운영 주도권 장악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일본 항만업계의 저항도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일본기업들 역시 경기침체로 추가출자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고 사정에 따라서는 출자자본금의 감액 및 시설 등 초기투자비용에 대해 재검토한다는 입장이어서 터미널 개장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키타큐슈시는 세계적 터미널 운영회사인 PSA사가 히비키 터미널을 운영할 경우 부산항에 대항할 수 있는 항만서비스가 실현돼 일본 항만의 부활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일본 항만업자들에게는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여 향후 항만운영권을 둘러싼 조정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가 핵심과제가 될 전망이다.
현재 키타큐슈시는 PSA사의 철수 가능성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는 입장이다. 이는 시 입장에선 PSA사가 철수한다면 PFI 사업 그 자체가 실패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PSA사를 제외하고는 히비키터미널의 운영을 생각할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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