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7-16 18:36
한국과 칠레간에 체결해야 할 FTA(자유무역협정)가 지연되자 무역협회를 비롯한 경제 5단체는 국회에 비준동의를 촉구하는 호소문을 보내는 상황까지 왔다. 참여정부들어 이해집단들이 이기주의적 발상에 의해 국가경제에 부담이 되는 요구들을 목청높여 외치고 있는 가운데 경제 5단체의 이번 비준동의 호소문 발표는 상황의 심각성을 한마디로 말해주고 있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이나 스크린쿼터 문제등이 우리경제의 글로벌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게 될 경우 세계경제구도 질서하에서의 우리의 입지가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대처가 필요한 것이다. 무역협회를 비롯한 경제 5단체는 당면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비준문제가 국가경제에 절박한 현안이 됨에 따라 이처럼 부득이 호소문을 올리게 됐다고 정중하게 입장을 밝혔다.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가 66%에 달할 정도로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으나 해외시장 장벽은 날로 높아지고 있어서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이것을 해외에 수출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수출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통상마찰이 격화되고 있는데다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뜻이맞는 국가들끼리 전략적 연대라고 할 수 있는 FTA를 체결함으로써 상호특례를 줘 무역을 확대하는 반면 여기에 제외된 국가에 대한 차별대우가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WTO(세계무역기구)에 보고된 지역무역협정이 184개에 달하고 있으며 전세계 수출의 절반이 FTA 체결국가간에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EU(유렵연합) 등 대부분의 주요 교역국가들과 FTA를 체결한 상태여서 우리나라는 이들 국가로부터 무관세 수입된 제품과 칠레시장에서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 결과 자동차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2위에서 올해에는 5위로 추락하는 등 주요제품의 시장점유율이 최근들어 크게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칠레 FTA는 우리나라 최초의 FTA로서 그 의미가 매우 클 뿐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행정부가 체결한 FTA에 대해 의회에서 비준을 거부한 경우는 없었다는 것이 경제 5단체의 주장이다. 만약 한/칠레 FTA가 비준동의를 받지 못한다면 양국간 정치, 경제, 외교적인 협력관계에 큰 손상이 올 뿐아니라 우리나라로선 더 이상 FTA를 추진하기가 어려운 세계시장의 고아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가뜩이나 국내에서의 기업경영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길마저 막히게 되면 기업들의 한국 탈출 러시가 가속화돼 그야말로 국내산업이 공동화되는 사태가 불가피해 질 것이다.
오늘날에는 개인과 마찬가지로 국가도 국제사회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얼마나 많이 구축하느냐가 생존과 번영의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 이에 도로, 항만같은 하드웨어 뿐만아니라 FTA를 통한 국제적 네트워크도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중요한 사회간접자본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칠레 FTA가 순조롭게 발효돼 우리 수출에 큰 힘이 되고 나아가 통상 인프라 구축과 국가경제 발전에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경제계 모두는 국회의원들의 이해와 결단을 호소한다고 호소문의 끝을 맺었다. 지속적인 수출신장만이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2만달러시대로 보다 빨리 다가갈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점에서 이번 경제 5단체의 결연한 호소문은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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