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6-30 17:44
(서울=연합뉴스) 세계통상 질서를 재편하게 될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의 중대 고비인 세계무역기구(WTO) 제5차 각료회의의 구체적 일정이 확정됐다.
오는 9월10일부터 14일까지 닷새동안 멕시코 칸쿤의 칸쿤컨벤션센터에서 열리게 된 것이다.
칸쿤회의를 계기로 그동안 협상 결과를 총점검하고 미진한 부분을 보충한 뒤 본격 협상을 거쳐 내년까지 협상을 끝내야 하지만 지금까지 협상 경과를 보면 이런 일정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선진국과 개도국, 농산물 수출국과 수입국 등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면서 협상이 좀처럼 계획대로 나아가고 있지 못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먼저 우리의 관심이 가장 큰 농업부문의 경우 당초 지난 3월말까지 관세인하 및 보조금 감축 등 협상 세부원칙(Modality)을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주요 쟁점에 대한 의견접근이 이뤄지지 않아 실패했다.
또 지난 5월26일부터 28일 제네바에서 제7차 비농산물 시장접근 협상회의가 열려 공산품, 임.수산물 분야의 협상 세부원칙에 대해 논의했지만 역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합의시한인 5월말을 넘겼다.
가장 최근에 열린 주요국 비공식 각료회의도 큰 성과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황두연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을 비롯한 30개국 통상장관들이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이집트 샴엘셰이크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시장접근 이슈, 개도국 관심사항, 싱가포르 이슈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지만 대부분 나라가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아 큰 진전을 볼 수 없었다.
특히 농업의 경우 유럽연합(EU)의 농업개혁안 합의가 지연됨에 따라 이번 각료회의에서는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서비스 분야도 1차 양허안 제출국 수, 양허내용의 내실화, 인력이동 분야 개방 등을 놓고 입장차이가 그대로 드러났다.
선진국들은 더 많은 개도국들이 1차 양허안을 제출할 것을 주장한 반면 개도국들은 선진국의 1차 양허안 내용이 부실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한편 양허안 준비를 위한 기술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이제 칸쿤회의까지 남은 시간은 두달 남짓.
WTO는 오는 7월말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릴 예정인 소규모 각료회의와 제네바에서 진행되는 실무협상 등을 통해 각국의 입장 절충을 시도한다는 방침이지만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정부 관계자는 "칸쿤회의는 DDA 협상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칸쿤회의의 성공을 위해서는 회의 직전까지 모든 WTO 회원국들의 계속적인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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