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5-02 16:32
외국인 기업, 국내물류 환경 “SOC투자확충이 가장 시급해”
국내 물류환경 실태 설문조사서 지적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인 기업들은 우리 정부가 국내 물류환경 개선을 위해 사회간접자본투자 확충을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류전문 컨설팅회사인 윈로지스 뉴톤보레알이 최근 국내에 진출해 있는 41개 외국인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의 물류환경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외국인 기업들은 가장 우선적으로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확충을 꼽았으며, 다음으로 물류시설 확충을 위한 제도적 규제 완화, 물류정보화 및 표준화 추진, 물류단지 및 집배송센터 건설 등이 선결돼야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는 최근 정부의 동북아물류중심국 도약을 위한 프로젝트 추진과 관련, 물류인프라부문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물류산업의 문제점과 실태 및 향후 해결해야만 하는 과제를 파악해 국내 진출한 외국인기업들이 국내에서 물류활동을 원활하게 수행하도록 국내 물류환경을 조성하고 앞으로 동북아에 진출하려는 외국인기업들이 국내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자는 목적으로 진행됐다.
조사에 참여한 외국인 기업은 총 41개 업체로 이중 제조업체 15개(36.6%), 유통업체 8개(19.5%), 물류업체 5개(12.2%), 기타 13개(31.7%)업체로 구성됐으며, 기타로 분류된 조사대상에는 무역업체, 도소매업체, 정보기술업체, 금융업 등이 포함됐다. 응답자는 주로 팀장급 이상의 책임자나 외국인 실무책임자를 보좌하는 내국인 실무자가 참여했다. 이에 대해 윈로지스는 설문참여기업들이 국내에서 이미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중국 및 일본 등 우리나라를 제외한 동북아국가들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설문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아 의도한 만큼의 충분하고 객관적인 자료확보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히고, 향후 동북아지역을 신규로 진출할 예정인 다국적기업들을 대상으로 좀더 정밀한 조사와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사대상 외국인 기업들이 동북아 지역에서 보유 운영하고 있는 시설 네트워크는 총 185개로 제조업체 78개, 유통업체 38개, 물류업체 32개, 기타 37개로 조사됐다. 업체당 네트워크 수는 평균 4.5개로 부문별 네트워크수는 물류부문이 6.4개로 제일 많았고, 제조부문이 5.2개, 유통부문이 4.8개, 기타 2.8개 순으로 집계됐다. 네트워크가 위치한 국가별 분포는 아시아지역의 총 185개 네트워크 중 한국에는 101개(54.6%), 중국 33개(17.8%), 일본 32개(17.3%), 대만 19개(10.3%) 등으로 국내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기업들이 이번 조사에 참여했다.
외국물류기업에 대한 유인책 시급
그런데 물류기업의 경우 물류선진국에 비해 투자 규모나 거점의 규모가 매우 낮아 타 부문에 비해 네트워크 수가 많음에도 업종의 특성을 고려할 때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며 이에 따라 외국물류기업에 대한 적절한 인센티브와 유인책, 국내물류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및 투자유치를 통한 기술 이전과 정보공유 루트를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기업들은 국내거점으로 국가공단, 지방공단, 일반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분포해 있으며, 외국인투자지역이나 자유무역지역에 공장을 둔 기업은 한 업체도 없었다. 이는 지난해부터 복합화물터미널, 공동집배송단지, 항만시설 등 물류업에 대한 투자에서 3천만달러 이상인 경우엔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해 조세지원대상에 추가되긴 했으나 국내 잠재시장이 크지만 시설 미비와 물류분야 우량기업과 전문인력 부족으로 아직까지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외국기업의 국내진출 배경을 보면, 중요도에서 국내시장의 소비잠재력을 꼽은 업체가 74.4%로 가장 많았는데, 잠재시장 부문은 업종과 상관없이 모든 업체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동북아중심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44.4%), 우수한 IT기술 및 인프라(33.3%), 상대적으로 저렴한 우수한 인력의 확보용이(32.4%) 등도 진출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세금우대, 자금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와 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은 중요도에서 각각 20%, 11.8%로 나타나 외국기업의 국내 진출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진출시 물류활동과 관련된 서비스를 받아보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서비스를 받아본 적이 없는 경우가 28개업체(71.8%)이고 받아본 적이 있는 경우는 11개 업체(28.2%)에 불과해 외국인 기업에 대한 물류서비스가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물류서비스를 받았다고 응답한 11개 업체들 중 물류서비스를 제공받은 경로는 국내지사나 거래처가 41.7%(5개업체)로 가장 많았고, 민간협회 25%(3개업체)이고 이외에도 KISC나 주한외국인 상공회의소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제공받은 11개업체중 서비스 만족도에 대한 응답엔 보통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며, 물류관련 자금 지원, 전문인력 소개, 물류컨설팅 부문에 대해선 다소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물류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응답한 28개 기업의 56.3%가 자체적으로 해결했다고 응답해 물류서비스 기업에 대한 소개와 물류기업의 적극적인 대응이 미비했다는 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국내 진출 외국인기업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실용적인 물류서비스 제공이 우리나라가 동북아 비즈니스 및 물류중심지로 거듭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또 외국인기업에 비친 국내 물류서비스 수준은 전반적으로 중간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항목별로 보면 통관부문은 중간(82.1%), 낮다(10.3%), 높다(7.7%)의 순이고, 수송부문은 중간(71.8%), 낮다(20.5), 높다(7.7%)로 나타났으며, 보관부문은 중간(64.1%), 낮다(28.2%), 높다(7.7%)로, 항만시설 및 내부 프로세스 부문은 중간(71.8%), 낮다(15.4%), 높다(12.8%)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 공항화물터미널 및 내부프로세스부문은 중간(71.8%), 높다(17.9%), 낮다(10.3%)의 순으로 집계됐으며, 유통가공부문은 중간(60.5%), 낮다(23.7%), 높다(15.8%)의 순이고, 물류관련 정보시스템부문은 중간(56.4%), 낮다(23.1%), 높다(20.5%)로, 물류관련 정책완화 및 지원제도부문은 중간(57.9%), 낮다(39.5%), 높다(2.6%)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물류서비스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물류관련 육성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그나마 물류관련 정보시스템과 공항화물터미널 및 내부 프로세스는 정부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라서 상대적으로 조금이나마 높게 조사된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현재 국내 물류서비스에서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할 분야는 물류관련 정책 완화 및 지원제도의 개선(28개업체), 통관절차ㆍ수출입EDIㆍ관련서류 등의 통관분야(22개업체), 물류관련정보시스템(20개업체), 수배송 및 보세운송을 포함한 수송분야(19개업체)순으로 많은 지적을 받았다.
3자물류기업에 의뢰하는 경우 많아져
외국인기업의 물류활동 수행과 관련해 39%업체는 자체적으로 일부업무를 직접수행하면서 일부 분야는 외주를 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자물류기업에게 물류활동을 완전히 의뢰하는 전체외주는 34.1%, 자체수행은 26.8%로 집계됐다. 그러나 자체수행이나 일부외주를 통해 물류활동을 하고 있는 업체들 경우, 상당수의기업들은 점차 3자물류기업에게 물류활동을 대행시키면서 내부 핵심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사수의 기업에서 자체 또는 일부 외주에서 전체외주나 일부외주로 전환해 외주범위를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물류활동을 외부에 위탁해 운영하는 경우 제공서비스와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에 대한 질문엔 외국기업들은 대부분 물류서비스에 대해 이렇다할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중간정도의 수준으로 평가를 하고 있다. 게다가 화물운송서비스(26.3%), 통관서비스(25%), 창고관리 및 재고보충(23.3%) 등 기존의 일반적이고 부가가치가 적은 재래식 물류활동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평가한 반면 첨단의 물류활동이면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회수, 물류컨설팅, 주문충족 및 주문처리, 유통가공 등의 분야에선 낮은 수준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선진외국 물류기업의 고도화된 서비스에 익숙한 외국진출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국내에서 활동하고 우리나라가 동북아 물류중심지로 발전하기 위해선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고 물류활동의 체계화, 전문인력의 양성 등에 노력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외국인 기업들은 우리나라 물류기업들의 수준과 현재의 물류활동을 비교해 향후 우선순위로 확장할 분야에 대해 화물운송서비스(수배송, 수출입화물운송)가 최우선이고, 다음으로 물류정보시스템, 창고관리 및 재고보충, 주문충족 및 주문처리 등의 순서로 지적했다. 다국적기업의 동북아시아 물류센터를 한국에 설치하도록 유인하고 지원하는데 목적이 있는 국제물류지원센터에 대해선 필요하단 의견이 지배적이었는데, 총 39개 응답업체 중 국제물류지원센터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업체는 27개 업체(69.2%), 필요없다라고 응답한 업체는 12개업체(30.8%)인 것으로 집계돼 국제물류지원센터의 명확한 역할과 전문성을 가지고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국제물류지원센터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우선적으로 제공해야할 필요성이 있는 서비스는 국내외 물류관련 정보의 제공과 물류진단, 비용, 편익분석 등에 대한 물류컨설팅을 꼽았다. 이에 대해 국제물류지원센터는 물류에 관련된 체계적인 정보수집과 외국선진사례에 대한 객관적인 비교자료를 우선 축적하고 물류전문 인력을 양성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지원업무를 수행해 국내진출을 희망하는 외국기업에 대한 컨설팅 및 제휴, 알선 지원 등의 서비스를 원스톱 기반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ㆍ인천 최적의 플랜트지역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개국 중에서 외국인기업의 플랜트로 적합한 최적의 입지를 물어본 결과 다수의 업체가 서울ㆍ인천(17개업체)과 북경ㆍ천진지역(16개업체)을 꼽았다. 이들 기업들이 현재 우리나라에 위치하고 있어 우리나라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나온 결과이기도 하지만, 최우선 순위로 볼 때 서울ㆍ인천지역은 10개 업체들이 지적한데 비해 북경ㆍ천진 지역은 6개업체가 최우선 순위로 꼽아 중국과 근거리에 있고 인천공항과 인천항만을 이용한 원활한 교통체계, 인근의 잠재 물류기지 활용성과 배후지에 대한 풍부한 잠재시장, 우수인력 확보의 용이 등의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서울ㆍ인천지역과 북경ㆍ천진지역에서 이어 우리나라의 기존 대형 항만이 있는 지역을 제외한 기타지역과 상하이지역이 각각 12개업체와 11개업체가 외국인기업의 플랜트로 적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중국의 기타지역(8개업체), 부산지역(7개업체), 일본에서는 동경ㆍ요코하마(7개업체)가 뒤를 잇고 있다.
동북아 3개국 중 외국기업의 지역본부로 적절한 최적의 입지로 30개업체들이 서울ㆍ인천지역이라고 응답했고, 이중 16개 기업들이 1순위로 수도권 지역을 선택했다. 뒤를 이어 동경ㆍ요코하마지역 15개업체, 상하이지역 13개업체, 북경ㆍ천진지역 11개업체, 부산지역 10개업체 등의 순서로 조사됐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개국 중에서 외국인기업의 유통센터로 적합한 곳에 대한 질문엔 한국(44), 중국(34), 일본(18), 대만(3)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으로는 24개업체가 서울ㆍ인천지역을 가장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외국인기업들이 본 국내의 물류환경 개선을 위해 가장 시급한 사항은 물류시설 증설, 산재된 물류관련 법령 정비, 물류부문의 경쟁을 저해하는 각종 행정규제철폐 등의 순으로 지적됐다. 특히 31개업체가 지적했고, 14개업체가 최우선 순위로 꼽은 화물터미널, 집배송단지 등의 물류시설은 현재 대도시를 중심으로 건설돼 운영되고 있지만, 아직도 운영여건과 규모의 부족, 전문화된 시설이 미흡한 결과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9개 업체가 지적한 산재된 물류관련 법령정비와 관련해 가칭 ‘물류산업 육성법’ 제정 등이 계획되고 있지만, 업체간의 경쟁과 갈등, 중앙부서간 및 중앙부서와 지자체간에 복잡하게 전개ㆍ운영되고 있는 각종 행정제도 및 규제 등이 어느 법령을 제정하면서 쉽게 해소되기 곤란할 수도 있으나 동북아 물류중심지로 발전하기 위해선 외국인기업들의 지적대로 최우선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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