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4-14 17:32
(서울=연합뉴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발생 가능성도 계속 높아져 여행업계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이라크 전쟁과 사스 확산으로 해외 여행객이 급감한데 이어 국내 발병 가능성이 거론되자 여행사들은 성수기를 앞두고 '대공황'이 오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H여행사의 경우 이달 해외 여행객 예약 실적이 작년 동기대비 40%를 겨우 넘고 있다. 중국은 여행객의 발길이 뚝 끊겨 14일에는 단 한명도 없었다.
이 여행사 관계자는 "일본, 발리 쪽으로만 여행객이 조금씩 있고 중국, 홍콩은 거의 전무한 상태"라며 "사스 여파가 오래갈 경우 다음달에도 영업에 차질을 빚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소규모 여행사들은 10만원대 동남아 상품을 내놓는 등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대리점 형태의 영세 여행사들은 일부 부도 처리되거나 휴업했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의 발길도 뜸해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이후 방한 일정을 취소한 일본인 관광객은 14일까지 8천명에 육박하고 있다.
호텔업계도 이날부터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1세기위원회를 비롯해 다음달 예정된 중소기업 파이낸싱 워크숍 등 굵직한 국제회의들이 잇따라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되자 비상이 걸렸다.
서울 시내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객실 예약률은 지난해의 60~70%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비수기라 컨벤션 유치에 적극 나서야 되는데 사스 때문에 그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출입이 잦은 특급호텔들은 호텔 투숙객 가운데 사스 환자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인근 지정병원과 비상연락망을 갖추고 전화기 소독 등 방역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사스 환자가 발생하면 호텔 이미지에 타격이 크기 때문에 자체방역을 강화하고 있다"며 "파동이 빨리 가라앉기를 바랄 뿐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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