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4-01 17:41

亞항공업계, ‘괴질’피해 극심

예약감소로 잇따라 운항단축

(홍콩 AFP=연합뉴스) 아시아 항공업계가 급속히 번지고 있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라는 ‘괴질’ 때문에 휘청거리고 있다.
SARS는 이라크전쟁을 훨씬 능가하는 충격파를 아시아 각국 항공사들에 던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시아 항공사들은 31일 SARS의 빠른 확산으로 ‘감염공포’에 휩싸인 여행객들의 예약취소사태에 휘말려 운항감축을 앞다퉈 발표했다. 특히 ‘괴질’피해가 가장 극심한 홍콩 노선의 감축이 두드러졌다.
이를 반영, 아시아 주요 항공사의 주가는 이날 대체로 폭락세를 보였다.
미국 보건당국은 SARS의 전염성이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한 것 같다고 경고했고 다른 나라들도 아시아 여행을 피하는 게 좋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아시아-태평양 항공센터’는 이라크전이 역내 항공여행에 미친 영향은 미미한 편이지만 SARS는 항공여행객의 신뢰에 현실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의 캐세이 퍼시픽 항공은 ‘괴질’ 파문으로 인한 여객수요 감소로 이달 중순부터 다음달말까지 역내 8개 노선의 운항을 잠정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또 ‘드래건에어’는 예약감소로 중국과 대만행 운항을 취소했다.
일본항공(JAL)은 ‘괴질’ 및 이라크전의 여파로 3월중 예약을 취소한 국제선 여행객이 1만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JAL은 “이라크전의 요인이 더 큰 것 같긴 하나 SARS의 확산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파급영향을 주시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호주의 항공전문가들은 역내 항공업계가 전쟁과 ‘괴질’의 이중고로 “최악의 시나리오”에 다가서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최근의 운항감축은 관련업계가 이미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 이뤄진 것이어서 1991년때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호주의 국적 항공사 콴타스는 지난달 28일 승객들의 예약지연으로 올해 이익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뉴질랜드 항공은 예약이 5∼10% 감소함에 따라 해외항공편 운항취소율이 3.3%를 기록했다며 오는 5월12∼6월30일 오클랜드-홍콩 노선의 월요일 운항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태국항공도 홍콩을 비롯, ‘괴질’영향을 받고 있는 도시를 오고가는 항공편 운항을 일부 잠정중단키로 했다. 이에 따라 태국항공의 홍콩노선은 하루 7편에서 4편으로 줄었다.
한국의 대한항공은 4월중 예약이 작년동기보다 10% 줄었고 특히 동남아노선 예약감소율은 17%였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3월중 예약이 5% 감소했다고 말했다.
필리핀항공은 현 회계연도의 순익목표 달성이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괴질’위기가 심화되면서 31일 홍콩증시에서 캐세이 퍼시픽 항공의 주가가 6.9%나 급락하는 등 관광관련업종주들이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또 싱가포르 항공은 3.3% 하락, 1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대만 항공사들도 7%로 돼있는 낙폭 하한선까지 떨어졌다. 이밖에 말레이시아 항공은 6.7% 떨어졌고 콴타스는 지난 28일 9.6% 폭락한데 이어 이날 1% 더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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