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2-25 17:38
(워싱턴 AFP=연합뉴스) 미국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24일 이라크전 위협을 비롯한 `지정학적 긴장 고조'를 감안해 올해와 내년의 세계경제 성장 전망을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모건 스탠리의 스테픈 로치 수석연구원은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점을 감안해 2003-2004년 세계경제 성장 전망을 하향조정했다"면서 "올해의 경우 당초 예상했던 2.9%에서 2.5%로, 내년은 4.0%에서 3.8%로 각각 낮췄다"고 말했다.
로치는 "올해 하향조정된 예상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5%가 자칫 침체에 빠져들 수 있는 한계치 임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제 유가가 이라크 생산 하락, 줄어든 재고 및 베네수엘라 총파업 여파 등으로 현재 북해산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32.50달러 수준인 것이 내달 40달러 선까지 치솟을 수 있다면서 4월이 돼도 소폭 하락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설사 이라크전이 미국이 바라는대로 `성공적'으로 수행된다 해도 올해 전체로 유가가 15.6% 가량 오르게 될 것으로 로치는 전망했다. 로치는 유가보다 세계 경제를 더 암울하게 하는 요소들이 있다면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대통령)이 대량파괴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라크 공격 시 민간인이 (대거) 살상될 수 있으며 전쟁이 팔레스타인-이스라엘간 갈등 고조로 확산될 확률도 높다"고 말했다. 또 세계적으로 테러도 극성을 부릴 수 있음을 덧붙였다.
로치는 이어 "한반도 상황도 좋지 않다"면서 "미국과 주요 우방들간의 균열도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쟁으로) 후세인이 (설사) 무너진다고 해도 이후 안정이 보장된다는 법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불안 요소들 때문에 세계 경제가 2001-2003년의 실질 성장과 장기적 측면의 성장 가능성에서 누적적으로 3.5%포인트 가량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로치는 분석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디플레 위협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석유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디플레 정도가 심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국가 별로는 미국이 올해 2.1%, 내년에는 4.1% 성장하며, 일본은 이보다 크게 낮은 0.6%와 0.5% 성장에 각각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올해 0.8%, 내년에는 2.3%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됐다. 독일을 비롯한 유로권 12개국은 올해 0.6%, 내년에는 2.3% 성장이 실현될 것으로 모건 스탠리는 내다봤다.
로치는 지난 90-91년 걸프전 때에 비해 세계 경제가 전쟁 위협에 더 취약하게 노출돼있는 상태라면서 당시보다 세계가 미 경제에 더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 증거로 1995-2002년 기간에 미국이 세계 GDP에 기여한 부분이 누적적으로 64%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음을 그는 상기시켰다.
로치는 세계경제 전망이 결코 밝지 않다면서 "일본이 여전히 `거품후' 후유증을 앓고 있으며 유로권 성장도 둔화됐음"을 지적했다. 또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요국들이 지난 80년대말의 고성장에서 크게 후퇴한 상태며 중남미에 또다른 경제 위기가 엄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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