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4-17 17:35
(방콕=연합뉴스) 김성겸 특파원= 걸핏하면 마찰을 일으키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사이에 이번에는 싱가포르의 말레이시아 영토내 등대 사용이 시빗거리로 등장했다.
최근 몇달간 싱가포르와의 논란 대상 문제를 잇따라 제기해온 말레이시아 신문베리타 하리안은 말레이시아 영토에 위치해 있으나 싱가포르가 운용하고 있는 등대사용 협정을 갱신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말레이시아 해안에서 배로 한시간 정도 걸리는 풀라우 피상 섬에 있는 이 등대는 과거 영국이 말레이시아의 조호르주와의 계약 아래 설치된 것으로 그후 싱가포르가 운영권을 넘겨받았는데 진입로와 등대 주변지역 외에는 모두 말레이시아령이다.
베리타 하리안 신문은 지난 13일자에서 싱가포르의 등대 근무직원들이 말레이시아 영내를 비자절차도 없이 무상으로 출입하고 있다면서 협정내용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이어 17일 싱가포르가 이 등대에 사복 무장병력과 경찰을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정부측은 그러나 양국 협정에 따라 싱가포르가 등대를 사용할 권한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는 싱가포르의 등대사용은 양국간 협정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 영토를 칩입했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에드 하미드 알바르 외무장관도 풀라우 피상 섬은 말레이시아 영토지만 등대운용을 위해 싱가포르에 임대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말레이시아 당국이 풀라우 피상섬에서의 싱가포르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무장병력이 배치돼 있다는 베리타 하리안 신문의 보도를 일축하고 "단지 민간인 2명이 등대를 지키고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양국은 지난 65년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이탈한 이후 갖가지 문제로 충돌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싱가포르의 조호르 해협매립 작업이 이슈가 돼 일각에서 전쟁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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