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4-01 17:55
(방콕=연합뉴스) 김성겸특파원=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사이의 조호르 해협 매립을 둘러싼 양국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시예드 하미드 알바르 외무장관은 31일 싱가포르의 조호르 해협매립작업에 대한 말레이시아의 이의 제기에 싱가포르가 어떤 조치를 취하느냐에 양국간의 장래 협력 여부가 달려 있다고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시예드 하미드 장관은 "싱가포르의 매립작업이 말레이시아에 불편을 가져다주고 있으며 이웃나라의 불행을 고려할 것인지는 싱가포르가 결정할 일"이라면서 "이제 공은 싱가포르 쪽으로 넘어갔다"고 강조했다.
시예드 하미드 장관의 발언은 싱가포르 외무부가 해협매립 문제에 대한 이의 제기에 비협조적이라는 말레이시아의 주장을 반박한데 이어 나온 것다. 앞서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싱가포르가 해협매립을 중단하지 않으면 싱가포르와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집권 통일말레이국민기구(UMNO)도 싱가포르와의 관계를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가 양국을 가르는 조호르 해협을 매립함으로써 말레이시아가 동남아 해운 센터가 되는 것을 방해하려 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반면 싱가포르는 자국 영토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말레이시아 의회에서도 싱가포르 공격 수위가 높아져 "싱가포르와 외교관계를 끊어야 한다"느니 "싱가포르는 늑대보다 더 사납다"느니 등의 극단적인 용어까지 동원되고 있다.
또 마하티르 총리는 말레이시아가 싱가포르에 공급하는 물값은 올려야 한다며 싱가포르의 아킬레스 건을 건드렸다.
싱가포르는 용수의 절반 이상을 말레이시아에서 공급받고 있어 안정적인 용수확보가 큰 문제가 돼 있다. .
말레이시아가 싱가포르의 해협 매립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해협 매립으로 일부 지역이 좁아지면 말레이시아 남부 조호르 주의 탄중 펠레파스 항을 이용하는 선박들이 싱가포르 항을 이용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탄중 팔레파스 항은 세계 유수의 해운회사들이 동남아 해운센터를 잇따라 싱가포르에서 그곳으로 옮김에 따라 싱가포르를 대체하는 동남아 무역센터로 떠오르고 있다.
싱가포르는 "매립작업이 싱가포르 영토내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는 싱가포르의 주권에 속하며 국제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면서도 말레이시아의 요구를 수용, 매립작업이 환경과 조호르 해협의 수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검토할 것을 약속했다.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