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3-13 17:49
(부산=연합뉴스) 이영희기자= 부산항의 선박용 기름값이 외국경쟁항보다 비싸통과선박 자유항제도의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어 부산해양수산청이 정유사들에 기름값을 내려줄 것을 인하하고 나섰다.
13일 부산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최근 부산항과 싱가포르,홍콩,로테르담 등 8대주요 항만의 선박용 기름가격을 조사한 결과 대형선박에 사용되는 `IF-380'유의 경우 부산항은 t당 114달러로 주 경쟁대상인 싱가포르항(108달러)보다 6달러가 비싸고 로테르담(102달러)과 밴쿠버(108달러)보다는 최고 12달러나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또 2천t급 이하 중소형 선박용 벙커유(MDO) 가격은 부산항(t당 190달러)이 싱가포르(152달러)와 홍콩(157달러),로테르담(145달러)보다 최고 45달러 비쌌다.
선박들이 아시아권에서 급유를 할 경우 90%가량이 부산이나 싱가포르항을 찾고 있는데 싱가포르보다 비싼 기름가격 때문에 많은 선박들이 다음 기항지까지 필요한 기름만 부산항에서 급유받은 뒤 싱가포르 등에서 재급유를 하는 등 부산항 기피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작년에 급유를 위해 부산항을 찾은 선박은 2천624척으로 2000년(2천371척)보다 10.7% 늘었으나 이들 선박이 급유에 지출한 금액은 1억4천31만7천달러로 2000년(1억6천980만7천달러)보다 오히려 17.4%나 줄었다.
선박 척당 급유금액이 2000년에는 5만8천453달러였으나 작년에는 4만2천584달러로 27.1%나 줄어든 것이다.
부산해양청은 이처럼 비싼 기름가격이 부산항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통과선박자유항제도'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최근 국내 4대 정유사에 기름값 인하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으며 조만간 정유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런 방침을 공식통보할 예정이다.
통과선박이란 화물을 싣고 내리거나 승객을 승하선없이 유류공급이나 선용품구입,선원교대,선박수리를 목적으로 입항하는 외항선을 말한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97년 12월부터 급유 및 선용품구입을 위해 부산항을 찾는 통과선박에 대해 입출항료와 정박료를 감면해주는 자유항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99년 2월에는 수리선박을 통과선박에 포함시키면서 항비(港費)를 전액 면제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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